염선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충북한의사회 정책기획 이사

염선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동양일보]바야흐로 운동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겨울 동안 한산했던 각종 야외 체육시설엔 아침, 저녁으로 각종 생활체육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국민생활체육조사’결과를 보면, 체육 동호회(학교 동아리·스포츠클럽 포함) 가입률은 16.9로 전년보다 3.4% 증가했다. 우선 남성의 경우 축구 동호회 활동이 32.2%, 여성은 배드민턴으로 22.3%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가장 많이 가입한 순으로 보면 축구·풋살(18.4%), 골프(16.7%), 배드민턴(9.7%), 볼링(7.7%), 테니스(7.1%)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포츠 활동에 참여해 다양한 근골격계 손상을 입게 되기도 하는데 이를 스포츠상해 혹은 스포츠손상이라고 한다.

스포츠상해는 염좌, 인대손상, 점액낭염, 탈구, 골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허리, 무릎, 발목, 팔꿈치 등 부위도 다양하다. 보통 걷기처럼 가벼운 유산소 운동보다는 근육과 뼈에 힘을 많이 쏟는 격렬한 운동이나 관절의 가동 범위가 큰 운동에서 많이 발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종목이 앞서 동호회 활동이 늘어나고 있는 축구, 풋살, 배드민턴, 골프, 테니스, 야구 등이다. 대분의 경우 본인의 신체능력 이상 과사용하여 발생하지만, 기술 미숙, 부적절한 장비 사용, 보호구 착용 소홀, 준비운동 부족 등으로 인한 부상도 종종 발생한다.

스포츠상해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뼈와 근육을 연결하는 인대의 손상 및 파열(염좌), 어깨를 움직일 수 없을 수준의 통증(회전근개손상),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족저근막염), 무릎이나 어깨의 점액낭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점액낭염), 팔꿈치 힘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테니스·골프 엘보우) 등이 있다. 보통 경미한 수준의 손상은 우선 충분한 휴식과 냉·온찜질 등의 보존요법을 시행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근육 등의 과사용으로 인한 손상은 자가진단을 어렵고 재손상의 확률도 높다. 따라서 스포츠상해 발생 시 붓기를 줄이고 변형이 되지 않도록 보호한 상태에서 빠르게 전문 의료진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포츠상해 환자 발생 시, 한방에서는 손상되거나 파열된 뼈와 근육을 안전하게 치료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통증 발생 부위의 혈자리에 시술하여 기혈순환을 원활히 해 통증을 줄여주고 혈류량을 증가시키는 침치료, 손상부위의 염증을 빠르게 제거하고 인대와 힘줄을 강화시켜주는 약침·봉침치료, 혈자리에 열에너지를 전달하는 치료법인 뜸, 부항컵으로 음압을 발생시켜 피부 아래의 혈관 및 조직에 충혈을 일으켜 체액의 순환기능을 높여주고 환부 조직의 대사를 증가시켜주는 부항치료 등이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이외에 스포츠상해의 정도에 따라 당귀수산과 같이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 손상된 관절과 근육의 밸런스를 바로 잡아주어 가동범위를 늘리고 통증과 재발률을 줄여주는 추나요법, 급성기에 효과적인 신장분사치료 등을 선택적으로 활용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우리의 기준인 ‘주1회, 30분’이 아닌 매주 150~30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과 주 2회 이상 중·고강도 근력운동 수준을 권하고 있다. 즉, 건강증진효과를 더 누리려면 그만큼 스포츠상해의 위험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충분한 워밍업과 스트레칭 그리고 체계적인 기본기를 숙달한 상태에서 진행하겠다는 나만의 원칙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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