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무대ㆍ평화의 소여상 등 위치
지역주민ㆍ여행객 쉼터 역할 톡톡
'청소년축제' 등 볼거리 풍성
주변 소공연장ㆍ갤러리 몰려 문화 통로

지난 11일 청소년광장에서 열린 청소년 축제에 500여명의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 했다. 사진 박현진기자
지난 11일 청소년광장에서 열린 청소년 축제에 500여명의 시민과 청소년이 함께 했다. 사진 박현진기자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청주에 살았거나 거주하고 있는 60~80대 중장년세대에게 추억의 장소를 꼽으라면 꼭 거론될 세 곳이 있다. 바로 포장마차거리의 낭만을 함께 즐겼던 동아극장(현 상당공원 자리), 맛난 튀김집이 있어 남녀고교생들의 발길이 잦았던 중앙극장(현 중앙시장 앞), 소문난 파전집으로 몰려든 대학생들의 데이트 장소 청도극장(청주대 앞)이다.

그중 1960~70년대 중앙극장이 있던 자리에는 청소년광장이 들어섰다. 중앙극장 철거 후 사람의 왕래가 줄어들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던 곳에 청주시가 7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0년 청소년광장과 소나무길을 조성한 것. 규모는 작지만 야외무대가 들어섰고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여러 조각상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으며 의자와 쉼터가 마련돼 주민과 여행객도 쉬어갈 수 있는 자리가 됐다.

세대를 뛰어넘어 중장년 세대에게는 청소년 시절의 추억의 장소로, 현재의 청소년들에게는 현재를 맘껏 즐길 수 있는 놀이터로 거듭난 것이다.

 

청소년광장 객석을 가득 메운 청소년과 시민들.
청소년광장 객석을 가득 메운 청소년과 시민들.
청소년축제에 22개의 체험부스가 들어섰다.
청소년축제에 22개의 체험부스가 들어섰다.

지난 11일 청소년광장에서는 청주시 청소년수련시설 연합축제인 ‘2024 청주시 청소년 유스랜드(YOUTH:LAND)’ 행사가 펼쳐졌다.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수련원, 상당청소년문화의집, 청원청소년문화의집 등 4개소 주관으로 열린 이 행사에는 시민과 청소년 500여명이 참가했다.

야외무대에서는 우수·모범 청소년에 대한 시상식과 댄스·밴드·사물놀이 등 각종 공연이 펼쳐지고 광장을 가득 메운 20여 개의 체험 부스에서는 ‘점자 부적&내 감정을 맞춰봐’, ‘테루테루보즈 인형 만들기’, ‘레고 코딩을 활용한 스마트 놀이동산’. ‘그립톡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청소년들의 축제답게 열정은 뜨거웠고 호응도 남달랐다.

 

청소년축제를 바라보는 소녀상.
청소년축제를 바라보는 소녀상.
청소년광장 바로 앞 8층 건물에는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소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청소년광장 바로 앞 8층 건물에는 청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소공연장 등이 들어서 있다.

한모(18·세광고2)군은 “오늘처럼 행사가 있을 때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하기도 하지만 평소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행사가 없을 때도 자주 찾는다”며 “이름은 청소년광장이지만 어른들도 많이 오시고 초등학생들은 여기서 줄넘기도 하고 우리 친구들은 스케이트보드를 타기도 한다.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고 만족해했다.

청주시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홍보서포터즈로 봉사하고 있다는 강명진(22·청주대 사회복지학과)씨는 “학교와는 거리가 좀 있어 평소에는 못 오지만 이런 행사가 있을 때 자료 수집 차 설문조사나 홍보활동 등을 나오면 학생들이 응답을 아주 잘해준다”며 “청소년광장에서 열리는 행사 자체가 우리에겐 유용한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복지센터 홍보서포터즈들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청소년복지센터 홍보서포터즈들이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학생 의회 활동을 하며 ‘성안길 공중화장실 부재’, ‘시내버스 운영시간 확장’ 등 학생 눈높이로 찾아낸 지역의 주요 문제점들에 대한 목록을 작성, 필요도를 조사하러 나왔다는 이수화(16·산남고) 학생은 “이런 활동을 위해 여느 건물을 대관하게 되면 대여료를 내야 할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을 만나기도 힘들다”며 “무료로 많은 학생을 만날 수 있는 청소년광장이 활용도 만점”이라고 당차게 평가했다.

 

청소년축제에 참가한 혼성밴드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청소년축제에 참가한 혼성밴드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청소년광장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청주시민들.
청소년광장 나무 그늘 아래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는 청주시민들.

권모(80·청주시 탑동)씨는 “중앙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는 아들네 놀러 왔다가 학생들이 행사하는 걸 구경하고 있다. 발랄하고 초롱초롱한 학생들의 모습이 예쁘고 옛날 생각도 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다”며 “여기(청소년광장) 참 좋네”하며 웃는다.

“주말만 되면 갈 곳을 정하지 않은 채 무작정 청소년광장으로 나오곤 한다”는 박모(28·직장인)씨는 “여기서 행사가 있을 때도, 없을 때도 있지만 인근에 소공연장이나 갤러리가 많이 생겨 허탕을 칠 일은 없다. 청소년광장을 문화광장이라고 불러도 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청소년광장은 어느덧 14년이라는 세월 속에 목적과 이유는 달라도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공간이 됐다. 글ㆍ사진 박현진기자 artcb@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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