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관 충북지방병무청창
[동양일보]홍길동傳에 이런 대목이 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하는...” 비유가 다소 어긋나기는 하지만, 공직사회에서 “행정을 행정이라 부르지 못하고 왜 적극행정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새내기 공무원들은 참 아리송할 것이다. 여기에 모든 공문서 두문에 보면 ‘적극 이행하기 바랍니다.’ 이런 내용이 언젠가부터 통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냥 ‘이행하기 바랍니다’ 해도 되는데 왜 ‘적극’이라는 단어를 첨가했을까? 그 이유는 아마도 실천력을 끌어 올리기 위한 방안일 것이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만큼 그냥 행정보다는 적극적인 행정을 우리의 고객인 국민들이 원하고 있는 시대적 요구가 적극행정의 탄생 배경이 아닐까 미루어 짐작해 본 것이다. 여기서 잠깐 그냥 적극행정이라기 보다는 영혼까지 울림을 준 감동의 적극행정의 일화를 소개한다.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작은 마을, 8살 소년이 가족과 함께 식당을 방문했다가 우연히 20달러를 줍게 된다. 식사를 주문하고 기다리다 옆에 있던 군인가족을 보면서 아이는 순간 군인으로서 이라크에 파병된 지 5주 만에 전사한 아빠가 떠올라 한동안 그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작은 쪽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당초 게임팩을 사려던 마음을 바꿔 군인 가족에게 쪽지와 함께 주운 20달러를 선물했다. 그 쪽지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 날인 것 같아요.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믿을 수 없는 뜻밖의 선물을 받은 공군 중령은 이 이야기를 방송에서 소개했고 내용을 접한 미국 정부는 아이의 대견스러운 마음에 보답하고자 아이의 아빠를 미국의 최고훈장인 명예훈장의 주인공으로 선정한다. 돌아가신 아빠의 인식표를 매고 수상식에 참석한 아이의 모습은 미국인들의 마음을 울렸고, 대통령은 아이에게 따뜻한 손길로 직접 상을 수여하였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던 아이의 행동에 깊은 의미를 부여하고 아이의 마음을 어루만져준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이 인상 깊다.
정부는 올해 ‘범부처 민생안정 지원단’을 신설하여 “국민의 작은 목소리도 놓치지 않고 국민께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새해 벽두부터 전한 바 있다. 국민이 호소하는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 민생을 우선적으로 하는 강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기조에 흐름을 같이하고자 병무청에서는 그간 8개의 병역진로설계지원센터를 운영하여 병역이 향후 진로에까지 연계되도록 병무행정서비스를 지원하고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챗봇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민 상담서비스를 제공하여 민원인의 시간‧경제적 비용 단축이라는 편익을 도모하고 있으며, 국외 영주권자에게 항공료를 지원함으로써 정기휴가 때마다 왕복항공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충북지방병무청에서도 병역명문가에 국·공립휴양시설 및 주차시설 요금 할인은 물론 나라사랑가게 이용 확대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참전용사‧파월장병 등 고령의 민원인을 위해 큰 글자 서식을 비치하는 등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각종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남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린 故 이태석 신부를 회상해본다. 일반인들은 접근조차 꺼리는 한센인 마을에 직접 들어가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경청의 자세로 접근한 신부님의 마음자세는 민원인을 대하는 우리 공무원이 가슴에 꼭 새겨야 할 진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나는 충북지방병무청의 일원으로서 적극행정을 통해 영혼까지 울림을 주는 감동으로 국민 속으로 더욱 다가갈 것을 다짐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