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전 청주향교 전교·성균관 부관장

[동양일보]학생이 선생님을 폭행을 하였다니 어찌된 일인가? 세상 말세다.

2024년 6월3일 전주시의 한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3학년 남학생이 해당 초등학교의 교감을 폭행했다고 한다. 사건의 이유는 무단조퇴를 하려는 자신을 교감이 막아서자 욕설을 퍼붓고 뺨을 5번이나 때리며 물어뜯고 침을 뱉는 등의 악랄한 난동을 부려 교사들이 만류하자, 학생이 학교를 무단으로 이탈했고 이후 학교를 찾은 학생의 어머니는, 사과는 커녕 담임교사를 폭행까지 했다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방언에 ‘선생님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속설이 있다시피, 천륜을 어긴 것이나 다름없는 경악을 금치 못하는 바이다. 이같은 사건이 표출되지 않은 것이 부지기수라고 하니 교권이 무너져서 인재양성에, 비수를 꽂은 격이 되어 우리나라의 장래가 암담하기도 하여 매우 염려가 된다.

학교는 지식을 넣어주는 2차 교육기관이며 가정은 인성을 넣어주는 1차 교육기관이므로, 이는 밥상머리 교육이 되지 않은 가정윤리가 파괴된 데서 오는 근원이다. 부모의 무지와 인성 부족에 가슴을 치며 어째서 윤리와 도덕이 이렇게 실추되었나 한탄스럽기 한이 없다.

공자의 7대손 공빈이 쓴 동이열전에도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나오거늘, 효를 백행에 지원이라고 하여 효가 모든 행동의 근본이므로, 엄한 아버지는 효자를 길러내고 엄한 어머니는 효녀를 길러낸다고 하며, 효도하고 순하게 하는 사람은 자기도 다시 효도하고 순하게 하는 자식을 낳을 것이요, 다섯 가지 시살(弑殺)을 범한 사람은 자기도 다섯 가지 시살을 범한 자식을 낳을 것이다. 이 말을 믿지 못하거든 오직 처마 끝에 떨어지는 물을 보라, 방울방울 떨어지고 떨어져서 조금도 어기고 옮기는 일이 없이 제자리에 떨어진다는 진리가 있듯이, 반포지효(反哺之孝)의 뜻과 같은 자식이 지극한 효행이 있어야겠는데, 부모에게 지극한 효행을 하는 자는 어디를 가든지 존경받는 행동을 한다. 천지지간(天地之間) 만물지중(萬物之衆)에 유인(惟人)이 최귀(最貴)하다고 하였는데, 그것은 오륜이 있기 때문이고 오륜을 모르면 금수와 같다고 하였으니, 사람이 하여서는 되지 않는 하늘도 놀라고 사람도 놀라는 천인공노한 사건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는가? 그래서 군자유어의(君子喩於義), 소인유어리(小人喩於利)라는 말과 같이 군자의 의로움보다는 소인의 내 이익만을 챙기다 보니, 세상에서 변하지 말아야 할 윤리와 도덕이 변하여 사람이 가야 할 도리가 사라져 버린 삭막하고, 두려운 세상으로 변한 것이 오늘의 세태이다. 그래서 윤리와 도덕이 퇴폐화되어 가정윤리, 사회윤리, 정치윤리, 경제윤리 등이 실추되어 심각한 위기에 처하였다.

윤리적 위기의 원인은 첫째, 급격한 산업화로 경제시장주의,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에 이르고, 둘째, 급격한 서구화로 인하여 우리나라의 고유한 전통사상, 전통윤리의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으며, 셋째, 인격형성에 필요한 도덕교육은 사라지고, 주지적 학교교육(신지식인교육), 가정교육, 사회교육으로 인격형성의 정의로움은 사라져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자기의 우상화와 욕구만족에서 선과 대치되는, 악의 행동으로 인성이 변함에 따라 위기의 사회현상이 되었는데, 이것은 청소년들의 잘못이 아니라 기성세대인 우리 모두의 책임이므로, 내 자식 내 형제 내 부모의 일이라 생각하고 탄식만을 할 것이 아니라 교권이 확립되어, 안정된 사도가 이루어져서 올바른 청소년 인성교육이 되도록 우리가 모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여야겠다. 그러나 아동의 인권보다는 아동의 잘못을 회초리로 바로잡는 교권 확립이 선결문제임으로 아동의 인권문제는 심도있게 재검토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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