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행 시인, 첫 시집 『닻근리 호두나무 제작소』 출간

 

 

조인다,

흐릿한 눈빛과 헐거워진 하루부터 조여 본다

끓는 압력밥솥 추처럼 흔들리는 생각을

제자리에 끼워 넣는다

내가 나를 조여 보는 것이다

풀어진 신발 끈을 내일로 향하게 조절하는 것처럼

조여지지 않으면 탈선되는 행보

맥이 풀린 오전을 추슬러 오후로 밀어 보낸다

막막함도 지난 시절의 힘을 빌어 미래의 나사로

돌리다 보면 치자꽃 향이 날지도 몰라

무기력으로 풀린 것들

불안과 방치된 시간의 냄새가 나기도 하고

시든 화분의 꽃처럼 표정을 잃어 갈 때

나는 나를 튼튼한 하루에 고정해 보는 것이다

헐거워진 것들은 꼭 조여야 한다

비로소 잘 맞물려 돌아가는 것처럼

집안의 수도꼭지도 벽시계도 나의 사람들까지도

나사전문

 

조영행 시인
조영행 시인

 

조영행 시인의 첫 시집 닻근리 호두나무 제작소와에세이에서 출간됐다. 이 시집은 1부 나가, 2부 그녀의 목련, 3부 닻근리에서, 4부 시큰거리는 저녁으로 구성됐다.

허병탁(시인) 문학평론가는 조영행 시인 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처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서로 손잡는 놀라운 의미들의 연결 고리다. ‘고등어는 어떤 의미의 연결 고리도 없다. 그러나 시인은 고등어의 언어시의 언어로 환치시킨다. 마찬가지로 생선 토막은 은유되어 붉은 벽돌, 이는 다시 현실의 붉은 벽돌집이 되어 의미의 연결 고리를 생성한다고 말한다.

이 시집은 자신만의 언어를 통해 감각적 선명도를 서서히 높여가고 회상을 통해 형이상학적 단계까지 이른다. 아주 생소한 말들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시집이다.

조 시인은 바람에 꽃잎이 흔들릴 때마다 떠난 어머니가 안부를 묻고 답장을 쓴다그동안 답장처럼 쓰고 발표한 시를 모아 한 권의 시집을 엮었다고 전했다.

조영행 시인은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2021시에로 등단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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