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청주자생한방병원 원장
[동양일보]기술의 발전이 일상에 편리함을 안겨주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건강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의 사용량이 늘면서 목 통증을 호소하거나 경추 형태가 변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많아진 것. 장시간 스크린에 몰입하다 보면 목의 정상적인 커브 형태가 점점 일자로 펴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일자목증후군’ 혹은 ‘거북목증후군’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목은 C자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곡선 형태는 마치 스프링처럼 목에 가해지는 충격과 하중을 흡수하고 이를 고르게 분산시킨다. 하지만 일자목이 된다면 목뼈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손상돼 ‘목디스크’를 비롯한 각종 퇴행성 경추질환을 앞당길 수 있다.
일자목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뒷목 부위에 상당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근육과 인대가 뻣뻣하게 경직된다. 증상으로는 목 통증, 두통, 어깨 결림, 팔 저림 등이 있다.
일자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속 자세습관 교정이 매우 중요하다. 컴퓨터 작업 시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에 맞추고 의자는 허리를 안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높이로 조정하는 것이 좋다. 스마트폰도 화면을 눈높이에 맞춰 목이 앞이나 아래로 기울어지지 않도록 한다. 또한 장시간 동일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목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고 스트레칭을 통해 목과 어깨의 근육을 이완시켜야 한다.
만약 목 결림 증상이 수일간 이어지고 어깨까지 저릿하다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한 한방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비정상적으로 틀어진 뼈, 관절 등을 교정하는 수기 치료법으로, 일자목증후군의 경우에는 목의 정렬을 개선하고 주변 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완화해시켜준다. 침 치료는 기혈의 흐름을 개선하고 근육의 경직을 풀어 통증을 완화한다. 약침 치료는 침 치료와 한약의 효과를 같이 볼 수 있는 치료법으로,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경혈에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낮춘다.
일자목증후군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IT기기 사용이 많아지는 현대 사회에서 다발하는 근골격계 질환 중 하나다. 평소 목의 형태가 변하는 것처럼 느껴지고 뻐근한 통증이 지속된다면 생활 습관 개선과 더불어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