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정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사람들 사무국장
[동양일보 유영선 기자]
성화동 동네기록관은 작년부터 사업을 시작하여 올해 2년 차를 맞이하는 새내기 동네기록관이다. 이곳은 다른 동네기록관과는 다르게 LH국민임대아파트 주민공용시설인 관의 공간에 민간 기록 활동 단체가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인 ‘민·관 협력형 동네기록관’이다.
이곳 동네기록관의 운영주체인 ‘사회적협동조합 일하는사람들’은 청주시 5개 지역의 국민임대아파트에 지역아동센터와 작은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시민단체이다.
2023년에는 마을의 기록과 주민의 기억을 모아 기록문화 복합공간을 만들고자 ‘성화동을 여는 사람들’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성화동은 원래 명칭이 농촌동(農村洞), 장전(長田)마을 이었던 것처럼 마을보다는 농경지가 중심이었다가 2000년대 초반 택지개발지구로 선정되면서 아파트단지와 상가지구가 조성되어 생겨난 동네로 마을 대부분이 새롭게 구성된 동네이다. 오랜 기간 이곳을 지켜온 토박이보다는 새로 이주하여 성화동의 주민이 되신 분들이 더 많다. 너른 밭이었던 땅에 아파트단지가 구성되고 마을이 생성되어 커가면서 성화동이라는 마을을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 함께 나타났다.
사업 1차년도 성화동의 동네 기록은 마을의 변화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 이들의 실천에 주목하였다. 성화동이 거주지가 있는 삶터이든, 출근해야 할 직장이 있는 일터이든 성화동에 애정을 가지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묵묵히 실천한 이들을 사회혁신가(아쇼카펠로우)라고 명명하였다. 평범하지만 성실하게 살아온 이들의 활동이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운동의 작은 씨앗이며, 누구나 마을을 위해 실천하고 참여하면서 마을활동가, 혁신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기록하고 싶었다.
마을혁신가 선정위원회를 꾸려 교육, 자원봉사, 공동체 활동, 마을 안전, 공유경제, 주민자치, 지역 네트워크, 행정, 작은도서관, 복지 등 마을공동체 형성의 주요 요소 10개 분야를 먼저 고르고 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활동한 사회혁신가를 선정하였다. 선정의 기준은 개인의 명성이나 지위보다 더 나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애쓰신 분들의 노력에 초점을 두었다. 큰 조직의 대표나 작은 규모의 도서관 활동가의 실천 무게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선정 기준의 큰 틀이었다.
정위원회의 열띤 토론을 거쳐 선정된 10명의 사회혁신가들은 ‘그냥 좋아서’, ‘내 자리에서 열심히’ 했을 뿐인데 본인들이 사회혁신가로 선정되었다는 사실에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였다. 그러나 본인의 실천을 되짚어보는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스스로의 과거 활동을 되짚어보고, 마을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이 되는 시대에 마을 일에 나서고 실천하는 것이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내는 의미 있는 활동이었음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셨다.
사람들을 선정하고,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는 과정들이 비록 쉽지 않은 일들이었지만 열 분 사회혁신가의 실천 활동 기록을 통해 성화동이 지금의 마을공동체로 성장하기까지 과정 속 독특하고 따뜻한 성화동만의 흐름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기록을 통해 사람의 소중함에 대한 공감과 따뜻한 시선이 마을 속에서 공유되고 확산이 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