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식 제천시청 자연환경과 주무관
[동양일보]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1차 유엔기후변화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정상들은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2020년 대통령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 선언 이후 같은 해 12월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안)’이 발표됐다.
곧이어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장기 비전과 국가 전략을 담은 ‘2050 장기 저탄소발전전략’을 UN에 제출했다.
이듬해인 2021년 4월 충청북도는 지방정부 중 전국에서 6번째로 탄소중립 선언에 동참했다. 제천시도 탄소중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같은 해 7월 도내 11개 시·군 중 최초로‘제천시 2050 탄소중립 실현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기초 지방정부와 중앙·광역 지방정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대국민과의 밀접한 스킨십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제천시는 민·관 합동으로 탄소중립 선포식도 같이 했다.
제천시와 시의회, 주민자치위원회, 이통장연합회, 새마을회, 바르게살기운동, 여성단체협의회,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제천을 대표하는 2개 기관·6개 단체 대표가 ‘2050 탄소중립도시 제천 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서명했다.
이후 2022년 3월 ‘탄소중립기본법’ 시행과 동시에 제천시 조직 내에서 탄소중립의 총괄 임무를 수행할 ‘탄소중립이행책임관’을 안전건설국장으로 지정하며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갔다.
제천시 탄소중립 이행의 나침반 역할을 하게 될 ‘제천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조례’는 제정 작업을 거쳐 2023년 6월 공포·시행했다. 조례에 따른 위원회도 국내 유수의 기후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
같은 해 6월에는 삼한의 초록길 일원에 ‘기후위기 시계’를 설치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반으로 1.5℃ 상승하기까지 남은 시간을 나타내는 시계다.
제천시가 2023년 충청북도 환경 분야 최우수로 선정돼 받은 3억원의 제정 인센티브로 설치했다.
지난 2월에는 제천시 온실가스 배출량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공정, 특히 시멘트 부문의 온실가스 저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제천시와 아세아시멘트(주), 롯데케미칼(주) 등 민·관이 함께 CCU(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 개발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 특히 민·관이 관련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협력 추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올 연말까지는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제천시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담긴 ‘제천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연도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설정하고 실질적인 감축을 위한 계획이다. 지난 8월에는 시민설명회도 했다.
내년에는 충북도, 청주시에 이어 도내 3번째로 탄소중립 지원센터를 지정한다.
직접 환경부를 찾아가 수차례 건의한 끝에 사업비 2억원을 확보했다. 제천시의 탄소중립 이행 과정에 있어 다양한 지원이 가능해졌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우직한 소처럼 서두르지 않고 일을 처리함을 이르는 말이다. 탄소청정도시를 만들기 위한 제천시의 기후위기 극복 시계는 오늘도 우보천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