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소설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서점가를 휩쓸고 있다.
한국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건 고 김대중 대통령의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 이후 24년 만이다.
아시아 여성 작가로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한 작가는 인도의 타고르,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오에 겐자부로, 중국의 모옌에 이어 5번째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문학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는 한편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해 준 쾌거다.
한강의 수상은 작가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소설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독점하며 서점가에서 매진 행렬이다.
청주 휘게문고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소식이 전해진 지난 10일 저녁 이후 11일 오전부터 줄을 서서 한강 작가의 책을 사려는 인파가 몰려 한 사람당 6권씩 사가는 등 작품이 모두 매진됐다.
휘게문고는 작가별 모음 코너에 진열됐던 한강 작가의 이름도 떼고 다른 책으로 빈 공간을 채웠다.
이곳 결제 데스크에도 ‘죄송합니다. 한강 작가님 도서는 모두 소진 되었습니다. 10월 15일 이후 입고 예정입니다. 전화 주신 후 방문해 주십시오’를 적어놨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 사람들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중앙도서관이 운영하는 도서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도서관 정보나루' 통계를 보면 2021년 발표한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는 13일 기준으로 대출 급상승 도서 1위에 올랐다.
이는 전국 공공 도서관 1000여 곳의 대출 현황 등을 집계한 수치다.
특히 '작별하지 않는다'는 지난달 30일부터 일주일간 대출 현황을 분석한 순위가 445위였으나, 그다음 주인 10월 7일∼13일에는 442계단 상승한 3위를 차지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가 있던 10일 이후 대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한강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년이 온다' 역시 주간 대출 순위가 178위에서 2위로 급상승했다.
온라인 쿠팡에서도 한강 작가의 책이 매진돼 쿠팡은 한강 작가 작품에 대한 사전예약을 받기로 했다. 평상시엔 주문한 다음 날 받아볼 수 있는 ‘로켓배송’ 상품이지만, 물량이 모두 소진돼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청주시립도서관은 한강 작가의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 도서 전시를 한다.
한강 작가의 문학적 업적을 시민들에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도서관 종합자료실에서 11월 말까지 열린다.
이번 수상은 변방으로 취급받던 한국 문학이 세계로부터 당당히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작가 개인의 역량 못지않게 한국 문학의 수준과 깊이에 대한 세계의 관심과 평가를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적 호평과는 달리 국내적으로 우리 문학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따라서 한국 문학을 세계에 알리려는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한국 문학이 다시 꽃을 피우려면 국민이 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 기자명 동양일보
- 입력 2024.10.14 18:00
- 수정 2024.10.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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