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최근 충주 출신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권태응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문학상이 절차적 하자로 인해 권위와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문학상 운영 과정을 규정한 새로 만든 조례를 살펴보면 절차와 방식이 공정하게 운영되는 게 아니라는 걸 금세 알 수 있고 자치법규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니 문학상 운영 주체가 도대체 업무를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거기에다가 공정해야 할 심사위원 선정에 모든 결정권을 쥔 운영위원회에 위촉된 특정 운영위원이 자신이 속한 출판업체를 끼워 넣은 사실도 드러났다.
누가 이 과정에 개입해 문학상 권위와 위상이 흔들릴 정도의 절차적 하자를 주도했는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문학은 어린이들에게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우는 중요한 통로로 불리고 있다.
더구나 동시(童詩) 분야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과 생각을 시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장르다.
동시의 가치는 국내 아동문학상에서 잘 드러나듯 최근 몇 년간 아동 동시문학상 심사 과정과 수상자 결정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 제기돼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동시문학상뿐만 아니라 아동문학 전반에 걸쳐 신뢰도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작품 기준의 평가 방식과 논의 과정에서 어떤 의견이 오가는지 투명한 공개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참가자와 독자들은 심사 결과에 대해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운영 과정 전반이 공정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자기편 밀어주기' 등 부정적 소문이 떠돈다.
일부 문학상은 심사위원 위촉이 친분으로 엮여 있거나, 친분이 있는 작가 또는 작품을 높게 평가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권태응 문학상의 전반적인 운영 방식도 공정과 원칙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불신은 특히 어린이들을 위한 창의적이고 순수한 작품이 정당하게 평가받지 못하는 불만으로 이어지고, 문학상 본질적 가치를 훼손하게 된다.
동시는 시적 언어를 통해 어린이 감정을 표현하는 장르다.
하지만 심사 과정에서 명확한 평가 기준이 공개되지 않거나, 심사위원들 간 평가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 있어 공정한 심사 기준 확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때론 문학적 가치보다 심사위원 개인의 주관적 취향이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형식적 완성도와 주제의 독창성, 감정 표현 진정성 등을 구체적 기준으로 설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권태응 문학상 심사위원 구성에서 보듯 동시 관련 출판업계가 심사위원 절반을 넘어 특정 업계 이익을 제공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동시문학상 심사위원들은 대부분 문단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작가와 평론가들로 구성돼 경험과 전문성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동시는 어린이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장르이기 때문에 실제로 어린이들 반응과 생각을 반영할 수 있는 심사위원 구성이 필요하다.
참가자와 독자들이 심사 결과에 대해 신뢰할 수 있어야 하고, 심사평은 단순히 심사위원 의견을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가 과정의 긍정적 측면과 아쉬운 부분에 대한 구체적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아동문학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불신 극복과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심사 과정 투명성 확보와 심사위원 구성 다양화를 비롯해 공정한 심사 기준 확립 등은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중요한 절차다.
이런 변화는 동시 문학상뿐만 아니라 아동문학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문학을 통해 어린이들이 세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처럼 '제2의 한강'이 권태응 문학상을 통해 나올 수 있다.
권태응 문학상을 주관하는 기관은 이 시기가 왔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할 때다.
- 기자명 동양일보
- 입력 2024.10.15 17:35
- 수정 2024.10.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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