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로 들썩이던 청주의 문화영토 넓혀 세계로”
청주시의회 첫 청문회 거쳐 24년 재단 역사상 첫 연임 대표
지난 21일 변광섭(58)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하 청주문화재단) 대표이사의 연임이 의결됐다. 청주시의회(의장 김현기)가 도입한 첫 인사청문회 1호 대상자로 선정돼 ‘적격’ 의견을 받고 다음 주 예정된 청주문화재단 이사회 의결 절차를 밟으면 2024년 11월 1일부터 2년 더 청주문화재단을 이끌게 된 것이다.
한때는 ‘변광섭’ 하면 ‘문화제조창’이 떠올랐다.
현재의 문화제조창을 보며 한때 3000여명의 근로자들이 연간 담배 100억 개비를 생산했던 담배공장이었다는 것을 떠올리는 사람은 별로 없다. 담배공장 폐업 이후 틈새로 날아든 비둘기 똥에 찌든 담뱃재 냄새가 인근 10km까지 진동하고 외곽 페인트는 벗겨져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던 곳이라는 걸 기억하는 사람 또한 거의 없다.
문화제조창을 알고 있다는 중장년조차도 그런 적이 있었나 갸우뚱할 만큼 지금의 문화제조창은 청주시민들이 시도 때도 없이 자유로이 드나들며 문화를 향유하고 명상을 즐기고 행사를 공유하는 청주의 자랑거리가 됐다.
오늘이 있기까지 켜켜이 쌓인 담배공장의 먼지를 뒤집어 써가며 찌든 담배냄새를 걸레로 닦아내며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데 일조한 일개 부장 출신 ‘변광섭’은 2022년 공채 대표이사로 임용되며 ‘평사원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입지전적 인물’로 관심을 모았다.
그리고 그 임기 2년 동안 비정규직 포함 100여명의 직원들과 함께 뛰며 그는 수없이 많은 일을 해냈다.
△충북콘텐츠코리아랩 5년 연속 최우수기관 선정 △대한민국 1등 법정문화도시 선정 △공예비엔날레 대한민국 로컬 100·K-컬처 이벤트 100 선정 △25년 만에 세계공예가협회 ‘세계공예도시’ 인증 △유흥가였던 내덕동 일대의 공예클러스터 조성 △내년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 인준에 이어 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문화매력 ‘로컬100 지역문화 대상’에 선정되는 영예까지 안았다.
“지난 2년은 청주를 콘텐츠로 한 축제로 공간이 들썩거렸는데 앞으로의 2년은 청주의 문화영토를 확장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주의 지리적 영역은 한계가 있지만 문화영역은 한계가 없기에 문화영토를 늘려 전국적인, 세계적인 청주 만들기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평사원에서 청주문화재단 최초의 연임 대표가 된 그의 차기 계획은 ①청주형 C 콘텐츠 고도화(C: CheongJu, Culture, Create) ②원도심, 초정행궁, 문화제조창 등 청주 문화공간의 명소화 ③(청년 창업·창직을 통한) 청주형 로컬 크리에이터 조성 ④글로벌 네트워크 형성 ⑤연대(시민단체)와 협력(예술인) ⑥창조와 혁신 ⑦독립(전문)재단으로서의 성장 등을 꼽았다.
잠깐의 인터뷰에도 개인의 안위나 욕심은 안중에도 없어 보이는 변 대표.
‘건강을 지켜야 모든 일도 해낼 수 있다’는 기자의 권고에 마지못해 마지막 ⑧번에 ‘건강 챙기기’를 넣는 그의 옹고집이 지금의 문화제조창을 있게 했나 보다.
’공간-역사-사람’을 잇는 작업에 오롯이 전념해온 그의 내일은 여전히 앞을 향해 나아가며 고향땅을 세계 최고의 문화도시로 만드는 그날을 기다릴 뿐이다.
변 대표는 1966년 청주 초정리 출생으로, 신혜정(57)씨와의 사이에 딸 셋을 두고 있다. 청주대 국문과와 경희대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를 졸업했다. 9년간 세계일보 기자로 재직했으며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특별위원 등을 역임하고 대한민국지역혁신가상,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등 다수 수상했다. 저서로 <이어령이 사랑한 청주>, <샘이 깊은 물, 뿌리 깊은 청주>, 문화부 우수도서에 선정된 <즐거운 소풍길>, <생명의 숲 초정리에서> 등이 있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