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에버 이즈 나우' 전시…한글·영어·아랍어·상형문자로 아리랑 표현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세워진 강익중의 '네 개의 신전' 아르데집트/이앤아트 제공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세워진 강익중의 '네 개의 신전' 아르데집트/이앤아트 제공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 10월 24일(현지시간)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초대형 ‘한글신전’이 들어섰다.


지난 9월 말까지 청주시립미술관에서 고향시민들을 설레게 하고 돌아간 청주 출신의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64)이 이집트 기자 피라미드 앞에 4개의 한글신전을 세웠다.


이집트 정부와 유네스코가 후원하는 대규모 국제미술전 ‘포에버이즈나우’에 한국작가 최초로 초청돼 당당하게 한글을 이용한 전 세계로의 소통과 연결을 구현해냈다.


국제 예술의 경계를 허무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1년부터 매년 가을 열려온 '포에버 이즈 나우' 올 전시는 24일~11월 16일 피라미드 앞에서 열리며,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현장을 찾고 소셜 미디어에서는 10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뜨거운 세계적인 프로젝트다.

 

‘포에버이즈나우’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강익중의 한글신전을 감상하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포에버이즈나우’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이 강익중의 한글신전을 감상하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올 전시에는 전세계에서 10명의 유명작가가 참가했다. 그 가운데 강익중 작가가 공개한 '네 개의 신전(Four Temples)'은 최고 높이 5m에 달하는 직육면체 신전 네 개를 세워, 외벽은 한국민요 '아리랑' 가사를 한글, 영어, 아랍어, 상형문자로 각각 채웠다. 


내부는 전 세계 사람들이 각자의 꿈을 그린 5016개의 드로잉 벽화로 구성돼 있다. 이 그림들은 이집트와 한국의 문화기관이나 학교에서 만난 어린이들의 꿈 그림과 전쟁으로 고통을 겪는 사람들, 난민들, 한국 전쟁 실향민들의 그림 등으로 사람들의 꿈, 아픔, 도전을 상징한다. 

 

이집트 학생들의 그림참여학생들한글배우기행사_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이집트 학생들의 그림참여학생들한글배우기행사_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이 그림들은 가로 20cmx세로 20cm의 포맥스 보드에 인쇄가 돼 철골구조에 하나하나 매달렸다. 사막에서 부는 거센 모래 바람으로 그림이 흔들리고 서로 부딪치면서 작품에서는 마치 방울소리 같은, 전세계 사람들의 꿈과 도전의 목소리처럼 사막에 울려 퍼지고 있다.  


한글은 강익중이 즐겨 쓰는 소재로, 개별 자음과 모음이 모여 완전한 단어를 형성하는 과정이 작가가 추구하는 ‘화합’과 상통한다. 이번 전시에서 강익중은 처음으로 한글 이외에도 영어, 아랍어, 상형문자를 넣어 네 개의 언어를 사용했다. ‘포에버 이즈 나우’ 전시 주최측은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문명’을 전체 주제로 작가들에게 요청했고, 강 작가는 네 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 주제를 반영했다. 

 

강익중의 '네 개의 신전'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강익중의 '네 개의 신전'을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모여들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또한 관람객 스스로가 탐험의 여정에 참여한 고고학자로서 창의성을 도구로 평범한 것의 의미를 찾도록 기획한 점을 반영해, 관객들이 작품 안에 들어와 바닥의 모래를 파내면 전시 작품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북마크를 발견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강익중은 아리랑이 새겨진 한글신전을 피라미드 앞에 세우고 또다른 평화를 노래하고 있다. 박현진 기자 artcb@dynews.co.kr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세운 한글신전 앞에서 강익중이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이집트 피라미드 앞에 세운 한글신전 앞에서 강익중이 작품설명을 하고 있다.   강익중스튜디오/이앤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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