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성 수필가

이호성 수필가

[동양일보]42회 충북 진천 문학인 대회가 지난 10월 19일 초평 저수지 출렁다리가 있는 청소년 수련원에서 개최됐다.

철학가 존 로크는 “예술은 사람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는 신비한 힘”이라고 말했다.

이번 진천 문학인대회는 아주 뜻깊은 행사였다. 그날, 청주에서 낮 12시에 출발해 1시께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번 42회 문학인 한마당 행사는 감개무량하다.

중학교 선배 되시는 이내현님과, 송재섭 선배님과 함께 진천문학회 창립 멤버로서, 지금으로부터 만 42년 전, 1982년 1월 20일 진천문학지 창간호를 발간하게 됐던 것이다. 7명의 원고로 83쪽 진천문학 창간호는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의미가 깊다. 올해 2024년으로 이제 진천문학지 42집이 곧 바로 나올 것이다.

이번 진천문학인 행사는 2013년 31회 대회 이후 11년 만에 시, 군 회원들이 모이는 아주 큰 행사이다.

이날 행사는 오후 2시부터 식전 공연 후 2시 30분에 개회식이 시작됐다.

문학인 한마당 행사장 초평 청소년수련원에 도착해 식전 행사인 진천군 백곡면, 난타반의 난타공연과, 음성군 문인협회 색소폰 공연도 아주 흥미롭게 즐겨 봤다.

식전 공연이 끝나고, 일정대로 개회식이 시작됐다. 엄숙히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면서 자긍심에 젖어 있을 때, 2~3M 앞쪽에 어느 여인이 2~3살짜리 아기를 안고 엄숙한 자세로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여인의 모습이 내 눈에 들어오며,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 감동이 젖어 왔다.

국기에 대한 경례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얹고, 바로 선 엄숙한 자세련만 아기를 두 손으로 안고 선 엄마 자세는, 왼쪽 가슴에 손을 안 댄들 어떠하며, 또는 아기를 업고 서 있던 들 어떠하랴!

아기와 함께 있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큰 것이며, 엄숙한 자세로 아기를 안고 서 있는 그 자체가 행사장에서 이 어찌 훌륭한 일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나는 들었다.

개회식이 끝나고, 대회사, 환영사도 끝나고 시상식이 있을 때 그 어머니와 그 아기가 다시 식장에 나타났다.

아기를 안고 있던 그 엄마는 다름 아닌, 김수민 충북도 부지사님이 행사에 아기와 함께 참석했다는 것을 그때 알게 된 것이다. 토요일 휴무일, 진천 문학인 한마당 행사에 아기와 함께 참석한 부지사님을 보고 나는 느낀 점이 많았다.

요사이 젊은 남녀들이 결혼하지 않으려 하며, 또 결혼했어도 아기를 낳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사실이 현재 한국 사회의 큰 모순이며, 큰 사회 문제라 할 수 있다고 하겠다.

그리하여 요사이 시, 군에서는 출생률이 떨어지고, 인구가 줄어들어, 인구소멸 시, 군이 늘어난다는 소식과 함께 옛날, 근무했던 진천 백곡초등학교 학생 수가 많았을 때는 500~600명이 넘었었는데, 지금은 전교생이 총 32명에 불과하다 하니, 이 어찌 참담한 소식이 아니랴!

행사장에서 아기를 안고 국기 경례를 하시던 김수민 부지사님의 모습은 내게는 뚜렷한 기억으로 오래 남게 될 것 같다.

인구 소멸의 위기에 처한 진천 백곡에서는 얼마 전 첫돌을 맞은 아기 생일에 서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님이 참석한 일도 있었다고 한다.

오죽하면 우리에게 이런 행사가 있었던 것일까?

우리 국민 모두는 다시 한번 이런 일들을 직시해 보아야 할 것이다.

아기들이 새로 태어나고, 아기들의 울음소리, 아기들의 웃음소리가 이 동리, 저 동리에서 시끌벅적한 것이 우리 사람들이 사는, 정말로 살맛 나는 세상일진대 젊은이들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다시 생각해 봄이 꼭 마땅하지 않을까?

인구 소멸의 허전한 소리가 요동치는 요즈음 아기들에 얽힌 생기 나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기를 기대 해 보며, 42회 충북 진천 문학인 한마당 대회의 소중한 추억을 오래오래 간직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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