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갑부를 더 부자로 만드는 ‘트럼프 효과’가 전 세계 경제시장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발표 하룻밤 사이에 미국 최고 갑부(10위)의 자산이 640억 달러(88조6144억원)나 급증했다.
가장 큰 이득을 본 사람은 세계 최고 부자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다.
대선 다음날인 6일 테슬라 주가가 14.75%나 폭등했고, 머스크의 자산은 265억 달러(약 36조7000억원)가 불었다.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1억3200만 달러, 환화로 약 1840억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으로 불어난 재산이 선거에 투입한 금액의 수백 배에 달한 셈이다.
미국의 갑부 중 대표적인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로 꼽히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의 자산도 단 하루 만에 55억 달러(약 7조6235억원)나 늘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
앞서 베이조스는 지난달 말 자신이 소유한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WP)가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사설을 게재하는 걸 불허했다.
당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고려해 해리스 부통령 지지 사설을 불허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향후 대가를 계산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베이조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의 자산은 일주일 만에 71억 달러(약 9조9470억원) 늘어났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미국 갑부들의 자산도 증가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 창업자 등 10대 갑부들의 자산 가치는 전반적인 주가 상승 덕분에 일제히 치솟았다.
블룸버그(미국 경제전문 뉴스)는 미국의 10대 갑부들의 1일 자산 상승 폭은 지난 2012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최고 기록이다고 밝혔다.
수십조를 몰고 다니는 트럼프 효과는 전 세계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금리 전망을 종전 연 5.1%에서 연 4.4%로 낮췄다.
월가에선 Fed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달부터 12월까지 각각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예측되고 있다.
트럼프 재집권과 Fed의 추가 금리 인하라는 두 가지 변수를 동시 발생하면서 한국의 경제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부담을 안게된 한국은행으로선 고민이 깊다.
Fed의 금리 인하로 한·미 기준금리 차가 줄어들어 한은이 금리를 내릴 여지는 커졌지만, 보편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기치를 더 높이 든 트럼프의 귀환으로 강달러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당선으로 한때 14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추가 금리 인하가 만만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경기가 빠른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측면을 결코 작게 봐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3분기 성장률은 한은이 예측한 0.5%에 턱없이 못 미치는 0.1%에 그쳤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성장률도 한은 전망치(2.4%)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나마 1%대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안정세를 찾아가는 집값·가계부채는 한은의 짐을 덜어주고 있어 조금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정부는 트럼프 2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수출기업의 금융비용을 낮추고, 미국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것에 대비할 힘을 갖춰야 할 것이다.
- 기자명 동양일보
- 입력 2024.11.10 17:02
- 수정 2024.11.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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