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동양일보 기자]2분기 도소매업·건설업 등 내수 업황 부진 여파로 1020세대와 40대 임금 일자리가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 감소했다. 구직 활동도 없이 그냥 쉬는 인구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은 청년층 비중 증가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을 보면 2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1년 전보다 25만4000개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2분기 21만1000개 늘어난 뒤로 가장 작은 증가 폭이다.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뜻하며 취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가령, 주중에 회사를 다니고 주말에는 학원 강사를 한 경우 취업자는 1명이나 일자리는 2개로 집계된다.

연령별로 보면 30세 미만 일자리가 13만4000개 줄어 201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 감소를 기록했다.

40대도 5만6000개 줄면서 마찬가지로 역대 최대 폭 감소였다.

반면 60대 이상(26만1000개), 50대(12만4000개), 30대(5만9000개)에서는 증가했다.

10.20대와 40대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은 것은 도소매업·건설업 등 내수 업종 부진과 관련이 깊다.

도소매 일자리는 1년 전보다 5000개 늘며 전분기(1만5000개)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건설업 일자리는 3만1000개 줄며 3개 분기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부동산업(-8000개)도 일자리가 5개 분기째 줄고 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13만개), 사업·임대(3만2000개) 등에서는 일자리가 늘었다. 일자리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은 2만8000개 증가했다.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 중 작년 2분기와 같은 근로자가 점유한 지속 일자리는 1494만1000개로 전체의 71.7%를 차지했다.

퇴직·이직 등으로 근로자가 대체된 일자리는 344만4000개(16.5%), 기업체가 새로 만들어지거나 사업이 확장돼 새로 생긴 신규 일자리는 245만4000개(11.8%)였다.

기업체가 없어지거나 사업이 축소돼 사라진 소멸 일자리는 219만9000개로 집계됐다.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도 걱정이다. 8월 기준 20대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은 146만1000명으로 전체(338만9000명)의 43.1%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많다. 10여 년 전에 비해 청년 취업자의 제조업(22.0%→15.2%) 비중이 떨어진 반면 숙박음식점업(5.1%→12.1%)은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청년 채용문은 비좁아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에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계획을 물었더니 10곳 중 6곳(57.5%)이 없거나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인크루트 조사에선 대상 중견기업(117개)·중소기업(588개)의 절반가량만 채용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탓할 계제도 아니다. 글로벌 경기 둔화, 내수 부진으로 비상등이 켜진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청년층이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 조건을 가진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얼마나 급한지는 두말하면 잔소리다. 최우선으로 기업 숨통을 죄는 산더미 규제를 철폐하고 고용 경직성은 완화해야 한다. 능력·역할이 아니라 근속 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손보는 일도 급하다. 내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계속고용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더 늦출 수 없다. 시대착오적 임금체계를 개혁하지 않으면 100조 원이 넘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노동연구원 연구 결과를 유념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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