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혜영 시인, 시집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 출간

 

나는 어디에서 온 빗방울입니까

나뭇잎 발코니

허공이 조금은 막막하여

주저앉아

울었던 기억이 나는 듯도 합니다만,

어쩌자고 아직도

마르지 않고 태양을 견딘답니까

스스로를 깨뜨릴 수 없는

물방울을 위해

당신께서는 손가락을 빌려주십시오

닿는 순간 한 채의

눈물 누옥에 갇혀 있던 날개가

폐허를 털고

날아가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부탁전문

 

한혜영 시인
한혜영 시인

 

한혜영 시인의 시집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1나는 흰옷을 걸쳐본 지가 오래된 종려나무, 2부 비가 상처를 세우면 내 마음에는 손톱자국이 깊어집니다, 3부 휘어진 발톱과 달빛에 그을린 어린 늑대의 하울링, 4떠돌이는 데려오지도 못하고 얼룩무늬만 입양했으면서로 구성됐다.

권온 문학평론가는 한혜영의 시집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는 뛰어난 관찰력, 유창한 은유와 비유의 구사, 낯설고 신선한 상상력, 정확한 언어 사용 등은 그녀의 시 세계를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주는 원동력이라며 시인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면서, 이를 환상이라 부를 수 있는 특별한 방식으로 구조화한다고 설명한다.

한 시인은 시인의 말에 가시덤불 숲에는/ 해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늙은 사슴은/ 길을 잃고 또 잃어버릴 뿐이었다고 말한다

한혜영 시인은 1994현대시학에 시 추천. 1996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로 당선됐다. 시집 태평양을 다리는 세탁소』 『뱀 잡는 여자』 『올랜도 간다 검정사과농장』 『맨드라미 붉은 마당을 맨발로. 시조집 뒷모습에 잠깐 빠졌을 뿐입니다. 동시집 치과로 간 빨래집게등이 있다. 미주문학상, 동주해외작가상, 해외풀꽃시인상, 2회 선경작가상을 수상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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