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한 청주시 정보통신과 주무관

이정한 청주시 정보통신과 주무관

[동양일보]혹시 ‘칠공공 오사이오 로고송’을 아는가? “아 그거!”라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나이가 40대 이상일 것이다. 700-5425는 핸드폰 벨소리, 통화연결음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음성정보 서비스였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700 ARS 서비스도 자연스럽게 우리들의 기억에서 잊혀갔다.

내가 아직 5425를 기억하는 것은 류승범, 장혁과 같은 초호화 스타 마케팅을 활용한 광고뿐만이 아니고 첫 직장에서의 인연 때문이다. 난 첫 직장에서 방화벽, 스위치를 만드는 개발자로 일했었다. 방화벽 설치 건이 있을 때마다 개발팀 막내와 팀을 이뤄 출장을 다니곤 했는데 5425가 설치했던 곳 중 하나여서 아직까지 기억이 난다.

이런 음성정보 서비스 CF도 2009년 아이폰이라는 게임체인저가 나오면서부터 텔레비전에서 보기 힘들어졌다. 2000년대 이슈된 제품이나 서비스였던 디지털카메라, mp3, 워크맨, PC 메신저 등은 모두 스마트폰에게 잠식당해 사라지거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 행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가 PC에서 스마트폰 기반으로 바뀌었다. 최근 2년만 하더라도 챗GPT 등 AI 기술이 주목받으며 대형 언어모델을 탑재한 행정 서비스가 앞다투어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 어떤 세상이 열릴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이전 10년보다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의 삶이 예전보다 풍요로워졌을까?”라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이 긍정적인 답변과 더불어 부정적인 답변도 동시에 내놓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특히 고령층이 디지털 혁명에서 소외되고 있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뉴스나 신문 보도를 통해서 들었을 것이다. 고령층은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해야 한다. 대학에서 전산학을 전공한 나조차도 AI ARS나 무인 키오스크 앞에서는 버벅거리는데 노인들은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이 간다.

청주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최신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행정 업무의 효율성 향상을 위해 데이터허브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교통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안전한 보행자 도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또한 AI와 IOT 기반 기술로 지역 어르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청주시민 모두가 디지털 세상에서도 소외되지 않고, 구성원의 하나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결국, 기술의 발전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 혜택이 모두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것은 우리 청주시의 책임이다. 이렇게 해야 포용적인 디지털 청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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