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유환권 기자]수출은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지주목이다. 그런 수출의 증가율이 지난 7월 13.5%에서 11월에는 1.4%로 급격히 떨어졌다. 일별 뉴스심리지수(NSI)는 12월 들어 83.2로 크게 하락했고, 2022년 12월 82.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환율도 치솟아 은행에서 달러를 사려면 1달러에 1440원은 줘야 한다. 외국 유학생 부모 등은 비명을 지르고, 주식시장에서도 연일 곡소리가 들리는 지경이다.
‘계엄 내란 사태’ 이후 소상공인연합회가 전국의 회원 1630명에게 물어보니 매출감소 응답이 88.4%나 됐고, 감소 폭도 ‘50% 이상’이라는게 36%나 됐다.
국민들이 나라사정이 복잡하고 미래가 불확실해 지갑을 열지 않는 탓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지표만 보면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내수 부진, 수출 둔화, 고환율, 고금리 등 복합적이다.
해마다 그래도 이맘때 상인들이 누리던 연말 특수도 예약 취소가 잇따르며 모두 사라졌다.
곧 출범할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기조도 우리에게 어떤 여파를 몰고올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대내외 국내 경제 전반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이같은 경제지표에 가장 민감하고 가장 취약한 계층이 소상공 자영업자들이다.
코로나19를 간신히 버텨 이제 좀 장사 좀 해보려 했던 자영업자들이 계엄 한파에 직격탄을 맞으며 벼랑 끝에 내몰린 것이다.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돼 헌재의 심판만 기다리면 되기는 하지만 그게 불확실성의 안개를 완전히 걷히게 하지는 못한다. 어차피 헌재의 결론이 나올때까지 불안한 마음과 정치적 불확실성은 경제를 어둡게 할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얼마전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금융·경제 영향 평가'라는 제목의 자료를 통해 경제위기 상황을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를 통해 실물 경제 측면에서의 경제 심리 위축 등을 거론하며 향후 경제상황을 진단했다.
한은이 비교 분석해 내놓은 데이터를 보면 그래도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당시에 주가는 단기간 내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한다.
환율도 당장은 오름폭이 큰 상태지만 곧 회복될거라고 하고, 실물 경제는 소비 심리를 다소 위축시켰지만, 전체 성장률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았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이 진단은 우리 경제의 근간이 그렇게 허약하지 않아 국민들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원상복귀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보면 정말 그럴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실제 그런 날이 빨리 오려면 정치권이 나서줘야 한다.
전국의 소상공인 자영업자는 대략 700만명쯤 된다고 한다. 이들이 살아야 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에서 실핏줄 역할을 하는 신경망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과 골목상권이 죽으면 경제 회복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정부와 여야는 업소 임차료조차 내기 버거워 한계에 몰린 자영업자를 위한 맞춤형 지원대책을 세워주고 내수를 살릴 긴급 처방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정치적 이해득실에 매몰돼 정쟁만 일삼을게 아니라 현재의 혼란을 최소화 하고 국가 경제를 살리는 일에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 비상한 각오로 임해 줘야 할 것이다.
- 기자명 유환권
- 입력 2024.12.18 18:34
- 수정 2024.12.18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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