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 240여종 서천의 새를 사진에 담다.
도감 ‘서천의 물새’·‘새로 보는 아름다운 서천’ 발간
새와 갯벌 생물 이용해 어린이 환경 교구와 교재 직접 제작 지역학교에 보급
“어린이들에게 자연과 친숙해지면서 생태적인 사고 정립 교육 중요”
[동양일보 도복희 기자]“넓적부리도요는 전 세계 300~400여 마리만 남은 멸종위기 종 새인데 매년 봄, 가을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의 서천 유부도로 찾아옵니다. 이 새 하나를 보기 위해서 세계 여러 나라의 탐조인들이 서천을 찾아옵니다. 멀지않은 시간에 멸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넓적부리도요는 영국과 러시아에서 복원프로젝트를 통해서 개체수를 늘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새들의 서식공간인 생태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천군 차원에서 조례제정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천의 군조인 검은머리물떼새 보호지정 근거를 마련해 활동하는 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합니다.”
전홍태(53·사진)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 주무관은 서천의 새들 관련해 할 말이 많았다.
그는 14년 동안 오직 서천의 새만 찾아다녔다. 지금까지 가창오리, 개리, 큰고니, 검은머리물떼새, 넓적부리도요, 마도요, 민물도요, 저어새. 노랑부리백로 등 240여종의 새를 촬영했다.
이렇게 촬영하고 조사한 내용은 2016년 <서천의 물새> 도감으로 발간돼 탐조 시 유용한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 책에는 2007년부터 10년 동안 촬영한 90종의 물새 사진과 설명이 수록돼 있다.
2022년에는 2번째 도감 <새로 보는 아름다운 서천>을 발간했다. 이 책에는 산새, 물새, 맹금류, 도요물떼새 등 220종의 새 사진과 관련 설명이 들어가 있다.
이 외에도 갯벌이나 새와 관련 컬러링 북, 작은 도감 등 10권 이상의 책을 발간했다. 새와 갯벌 생물을 이용해 어린이들을 위한 환경 교구와 교재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그는 도감을 만들 때 하나의 모습만 담는 것이 아니라 계절별로 암컷, 수컷, 유조(새끼새), 번식깃, 겨울깃 등 다양한 모습을 촬영해 수록했다. 또 새들이 올만 한 공간의 습지, 금강하구, 서천갯벌 유부도 등을 찾아다니며 새들을 조사해 목록화한 자료는 서천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될 때 유용한 자료로 활용됐다.
서천이 고향인 전 주무관은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서천을 떠난 적이 없다. 그는 2004년부터 환경운동연합 산하인 서천환경운동연합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0년 서천군조류생태전시관에 근무하면서 서천에 날아오는 새들을 조사하고 직접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새 촬영은 서식하는 장소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특히 바다는 물때를 맞춰야만 가능하다”며 “도요물떼새는 수영을 하지 못해 밀물이 되어 물이 들어오면 육지 쪽으로 다가오는 동안까지 기다려야 한다. 매일 새를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어서 쉬는 날도 갈 수 있고 조사하러 나가면서 사진을 찍다 보니 긴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서천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해 지역교재를 만드는 데 갯벌 생태 조류에 관해 도움을 주기 위해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게 된 전 주무관은 “자연환경에 둔감했던 어른들의 과오를 다시 물려주면 영원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지구가 될 것”이라며 “어린이들에게 생태적인 생각을 정립시켜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해양생물자원을 활용한 해양생태교육이 지역 학생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확대되어 대중들의 인식의 전환이 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랐다.
서천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