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응급환자의 최후 보루’ 단국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동양일보 최재기 기자]얼마 전 충남 서산에서 30대 젊은 청년이 의식불명 상태로 단국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이송됐다.
이 청년은 가족에게 자살 암시 문자를 보내고 차량 내에서 번개탄을 피운 채 발견돼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단국대병원이 운항하는 ‘탁터헬기(하늘을 나는 응급의료전용헬기)’는 신속한 이송으로 환자의 골든타임을 확보해줬고, 의료진은 고압산소치료 등 발빠르게 처치해 생명이 위태로웠던 청년은 소중한 생명을 되찾았다.
이런 닥터헬기가 뜨고 내리는 단국대 충남 권역외상센터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의료 공백 속에서 충남의 응급 및 중중 외상환자들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고 있다.
2016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지난 달 17일 기준 1874건의 출동을 기록했다. 닥터헬기는 전문의와 간호사(1급 응급구조사) 등이 탑승해 중증 환자의 현장·이송부터 응급실 진료, 검사, 수술 등 최종 치료까지 가능한 최첨단 응급 의료 시스템을 갖춰 의료 취약지 주민들의 생명 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의정 갈등 직후 탁터헬기 운행 횟수가 줄었지만, 의료공백 심화로 인한 대형병원 등이 응급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면서 외상‧응급의료센터에는 밀려온 환자들로 붐비고 있다.
이 때문에 ‘응급환자의 생명을 살리겠다’는 신념으로 버티기엔 의료진의 체력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고찬영 충남권역응급의료센터장은 “우리마저 거부하면 환자는 갈 곳이 없다는 생각에 직원들의 희생으로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며 “하루빨리 의정갈등이 해소돼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단국대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2011년 권역응급의료센터(심내혈관 질환 등 응급환자 전문 치료 상급종합병원), 2014년 권역외상센터(자동차 사고·추락 등 응급 및 중증 외상환자 전문 치료 상급종합병원)로 지정됐다.
의정갈등 이후 응급의료센터는 의료진(의사 8명, 간호사 30명)이 줄었고, 외상센터는 그대로 유지(의사 13명, 간호사 10명)하며 환자의 곁을 지키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2011년 아덴만에서의 총상을 극복한 석해균 선장사건 이후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일명 석해균·이국종법)’이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설치됐다.
중증외상환자에게 365일 24시간 병원 도착 즉시 응급수술 등 생명을 다투는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병원에 따르면, 2000~2007년 우리나라에서 자동차 사고, 추락, 익사, 화상 등 외상으로 인한 사망은 암, 뇌혈관 질환에 이어 세 번째다. 외상사망률이 30~35%로 미국, 일본의 10~15%에 비해 높은 편이다.
외상환자의 예방가능사망률을 35.2%(2010년)에서 선진국 수준인 20% 이하로 낮추는 것을 단국대병원의 목표다.
장성욱 충남권역외상센터장은 “외상 중증환자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사망하는 등 최악에 이를 수 있다”며 “의료체계 붕괴 등으로 힘겹지만, 우리 병원의 의료진은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위해 병원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 최재기 기자 newsart70@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