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국내 최대 규모 파크골프장’ 타이틀을 놓고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총 81홀로 기존 최대 규모였던 양평 파크골프장보다 더 많은 홀을 조성한 구장들이 전국 각지에서 속속 문을 열거나 개장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도의 경우 청주시 청원구 내수읍 동물위생사업소 내 축산시험장 부지 17만5197㎡에 도립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선 올해 40억여원을 들여 시험장 내 목초지 7만㎡에 36홀 골프장과 주차장, 편의시설 등을 조성한 뒤 축산시험장 이전 이후 2027년에 100홀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충남도는 청양군 구룡리 일원 18만7013㎡에 2025년까지 108홀 규모의 도립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 중이다. 도는 올해 말까지 도내에 30개 파크골프장을 추가해 총 60곳을 조성·운영할 계획이다.
2023년 7월 경북에서 대구시로 편입한 군위군도 2025년까지 의흥면 이지리 일원 23만㎡에 전국 최대 규모의 108홀 천연잔디 파크골프장을 조성, 인근 삼국유사테마파크와 연계해 ‘레저스포츠 관광특구’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전국 지자체가 이처럼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는 것은 파크골프장이 체육시설은 물론 관광 인프라 역할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서다.
최근 저렴한 비용 등으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파크골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동호인이 늘고 골프장 시설도 여기저기 생기다 보니 대부분 공원 부지 등에 조성하는 탓에 생태 환경 파괴 등 난개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파크골프는 이른바 ‘미니 골프’로 불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파크골프 전용 채 하나로 일반 골프보다 큰 공을 친다. 한 홀 길이가 40~100m로 일반 골프(200m 이상)보다 짧다. 요금도 저렴하다.
1983년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파크골프는 2000년부터 국내에 보급되기 시작했다. 부상 위험이 거의 없고 잔디를 밟으며 야외에서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어 장·노년층 사이에 인기가 높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2019년 전국 226곳이던 파크골프장은 지난해 400곳까지 늘었다.
시·도별로는 경북 62곳, 경남 60곳, 경기 43곳, 전남·강원 36곳씩 등의 순으로 많다. 충북은 18곳(360홀), 충남 26곳(675홀), 대전 4곳(99홀), 세종 7곳(97홀) 등이다.
매주 수백 명의 동호인이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한몫하는 등 파크골프가 지역 경제를 이끄는 대표 효자 상품으로 통한다.
충북도가 청주 시내에 초대형 파크골프장 조성을 추진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도는 교통 접근성 등 입지가 탁월해 전국대회 유치가 가능하고 도유지 활용, 여가·문화시설로 전국적 명소화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크다.
하지만, 중북 투자와 과잉 공급은 혈세 낭비 등 지역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청주에 이미 162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이 있는데 도가 굳이 대형 파크골프장을 조성해야 하느냐는 지적이다.
특히 도민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수요와 경제성 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부터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형태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발과정에서 난개발은 지양하면서 장기적인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 기자명 동양일보
- 입력 2025.01.13 15:00
- 수정 2025.01.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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