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원 충북농업기술원 작물연구사
바이오산업(Bio Industry)은 생명체에서 유래한 유전자, 단백질, 세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현대 바이오산업은 급격히 성장해 제약, 건강 기능성 식품, 화장품 및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삶의 질을 높이는 미래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바이오산업의 원료가 되는 천연물 소재를 함유한 기능성 작물은 건강, 환경, 경제를 아우르는 지속 가능한 발전의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천연물 소재는 오랜 시간 자연이 축적해 온 생리활성 물질의 보고다. 이러한 소재는 전통적인 의약품부터 현대 기능성 식품, 화장품, 바이오 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성 작물로는 병풀, 인삼, 황기, 백수오, 금화규 등이 있으며, 잔대, 고삼, 더덕 등 약용작물 또한 독특한 생리활성 성분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연물 소재 기능성 작물은 건강 증진과 질병 예방에 이바지하며, 고부가가치 산업 원료로 자리 잡고 있다. 예를 들어, 병풀(Centella asiatica)에 함유된 4대 지표성분은 상처 치료와 피부 재생에 우수한 효과를 보여 제약과 미용 원료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항염·항산화 효능이 탁월해 건강기능식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백수오(Cynanchum wilfordii)에는 갱년기 증상 완화 성분이 다량 함유돼 글로벌 건강보조식품 시장 진출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으며, 잔대(Codonopsis lanceolata) 또한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효과로 국내외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능성 작물의 대두로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능성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이, 바이오 기업에는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이 필요하다. 농업인과 바이오 산업체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위해 농업기술원을 비롯한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역특화 작목을 기반으로 산업체가 요구하는 유망 기능성 작목을 선정해야 한다. 최적 재배 기술과 천연물 성분 표준화 연구를 기반으로 작목반 구성과 천연물 원물 생산단지를 조성해 바이오 산업체와 상호보완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러한 상생 모델 구축은 농촌 경제 활성화와 국가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미래의 천연물 소재 산업은 AI 기반 데이터 분석, 유전자 편집 기술, 스마트팜 시스템 등 첨단 기술과 융합하며 더욱 큰 도약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기능성 작물의 효능 입증을 위한 과학적 연구, 그리고 소비자와의 신뢰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충북농업기술원 특용작물팀에서는 천연물 소재 발굴과 재배 기술 개발 연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소재 발굴을 위해 기존 대비 수량이 많고 에모딘 함량이 2배 높은 하수오 '대건'과 기능성이 향상된 층층갈고리둥굴레 '수리각'을 개발했고, 현재 병풀과 백수오 고기능성 유망계통을 육성하고 있다. 또한 표준원료 연중 생산과 단위 생산량 증대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농가 보급형 양액재배장치 2종(다단식 양액베드, 노지 간이비가림형 양액베드)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 중이다. 감초·황기 등 심근성 뿌리 약용작물 수확 생력화를 위한 양액재배장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천연물소재 기능성 작물은 현대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농업 실현과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를 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다. 도내 산·학·관·연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충북 천연물소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발전 전략을 모색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