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속에 고환율·물가상승·성장률 둔화로 3중고를 겪고 있다.
경기 침체에도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빠져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2% 올라 5개월 만에 2%대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2.5%나 상승했다. 안 그래도 팍팍한 민생경제에 장바구니 물가 오름세로 서민들의 한숨 소리도 깊다.
최근 식품·외식업계가 환율 상승 여파 등으로 인해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정국 혼란으로 정부의 물가 관리가 느슨해지면서 기업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 속도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식품·외식업계는 지금과 같은 재룟값 상승과 고환율 상황이 당분간 지속하면서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지수 상승률은 각각 2.7%, 2.9%로, 전체 소비자물가 지수 상승률(2.2%)을 웃돌았다.
충청권 4개 시·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충북 2.3%, 충남 2.1%, 대전 2.1%, 세종 2.7% 등 2%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2.7% 상승한 수치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서비스, 생활물가 등이 상승했으며, 신선식품 분야에서 충북과 충남이 각각 1.1%, 3.3%가 감소했다.
체감물가 지표인 생활물가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3~2.9%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충북 2.9%, 충남 2.3%, 대전 2.4%, 세종 2.8% 등이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0월 1500원대에서 16주 연속 상승해 현재 1730원 언저리를 기록하고 있다.
대학 등록금 인상 움직임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에 따르면 전국 대학 190개(사립 151개·국공립 39개) 중 54.2%에 해당하는 103개가 올해 등록금을 인상한다.
충청권 사립대의 경우 한남대는 등록금 심의위원회에서 올해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을 각 5.49% 인상하기로 했다.
청주대는 5차례에 걸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개최한 끝에 올해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각각 5.1% 인상하기로 했다. 청주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는 것은 2010년 이후 15년 만이다.
서원대 역시 2007년 인상 이후 18년 만에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5.4% 올리기로 했다.
제천 세명대는 5.1% 인상한다. 세명대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6년간 등록금을 동결해왔다.
목원대도 학부 등록금 4.98% 인상을 결정했다. 배재대는 학부 등록금을 5.47% 인상하고 대학원은 동결키로 했다. 우송대는 올해 등록금을 학부 4.88%, 대학원 5.45%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건양대는 학부와 대학원 등록금을 5.18%와 4.89%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물가 상승률 확대 추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고환율·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는 데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 본격화하는 등 외부 환경 변수들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 탄핵정국을 만들고 그 여파로 민생경제가 어려워졌다는 심각성을 깨닫고 서둘러 해결해야 할 일이다.
여야는 조기 대선이나 개헌 운운하며 분란을 키우기 보다는 초당적으로 경제와 민생 살리기에 전념해야 할 때다.
정부와 지자체도 힘을 합쳐 천정부지로 다시 뛰는 물가안정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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