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 충북문화예술자문관
최근에 미술작품에 대한 투자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오래동안 침체하였던 미술시장이 활기를 되찾게 된 것이다. 다시 불기 시작한 미술시장의 뜨거운 열기는 젊은 층들의 미술 애호가 증가와 함께 미술작품 투자에 대한 열기까지 오르게 된 것이다. 고가의 작품들을 조각 투자하는 방식까지 젊은이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러한 현상은 오래가지 못하고 한동안 떠들썩했던 K아트 미술품 투자에 대한 사기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면서 미술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다시금 미술시장이 회복할지 의문이 든다. 사건의 내용을 취재한 시사 프로그램이 공중파를 타면서 사기에 연루된 이야기들이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졌다.
노후를 위한 투자 목적으로 작품을 구매한 사람도 있고, 재테크 개념의 투자자 등 수천명이 사건에 연루되어서 큰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취재한 프로그램의 인터뷰에 등장한 사람들 대부분 지인 소개로 미술품 투자에 입문한 사람들이었다. 작품을 중개한 사람조차도 미술에 대해 식견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었고, 그들은 단지 영업을 위한 마케팅 교육만 받고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이다. 작품을 구입하게 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작품가격이 오를 뿐 아니라 매달 고정적인 작품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유혹에 넘어가 전 재산을 투자한 사람부터 주거하는 집의 전세자금을 빼내어 투자한 사람 등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다. K아트가 세계적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하지만 정작 국내에서 미술품 투자시장은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단적인 면을 보여준 사건이다.
투자자들의 인터뷰 영상을 보면서 느낀 점은 하나같이 작품에 대한 식견이 없이 단순하게 지인의 소개로 작품을 구매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단순히 유명 연예인이 등장한 공중파 홍보를 보고 미술품 투자에 대한 유혹에 넘어가 전 재산을 한순간에 날리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게 된 것이다. 사기 사건으로 최종 결론이 나고 소장하려고 있는 그림을 재판매하여 투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하려고 시도를 해보았지만, 작품의 거래가격이 너무 높게 책정되어 있거나 가격 형성 즉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무명 작가작품이 대부분이었다.
미술품 투자는 부동산 투자와 유사한 점이 있다. 한마디로 미술품은 영혼이 있는 황금이라 불릴 정도로 전 세계에서 지금도 많이 성행하고 있다. 데이터 상으로도 부동산에 비해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매한 경우는 부동산 투자해 얻은 수익률보다도 2배 더 높은 투자수익을 올린다는 조사도 보았다. 그만큼 미술품 투자가 매력적이다. 다만 소장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매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다.
미술품투자를 위해서는 먼저 작품에 대한 식견이 필요하다. 전도유망한 작가를 찾기는 쉽지 않지만 노력을 하게 되면 가능하다. 그래서 먼저는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부동산도 다 오르지 않지 않는가? 입지가 좋거나 전망 있는 장소의 부동산이 오르듯이 작품도 투자가치가 높은 작품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자주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돌아보며 작품을 볼 줄 아는 안목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본인의 취향도 알 겸 해서 작은 작품들을 구매해 보고 점점 국제아트페어나 국제적인 규모의 미술시장에 나온 작가들을 중심으로 주목하여 작가를 리서치해 나가면서 규모 있는 작품을 소장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국내 메이저급 갤러리에서 기획하는 작가들도 관심 있게 눈여겨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경기침체와 사기 사건에 의해 미술시장의 열기가 식은 것은 맞지만 고가의 미술품들은 옥션에서 왕성하게 거래되고 있으며 이전에 비해 거래 총금액은 예년에 비해 오히려 증가추세라고 한다. 미술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진 것 같아 전업 작가로 활동하는 미술인들에게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새봄과 함께 다시금 국내 미술시장에 훈풍이 불 날을 고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