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철 영동군수·영동세계국악엑스포 공동조직위원장

 

 [동양일보 박현진 기자] 19일 오후 7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은 매서운 꽃샘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로 북적였다.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성공을 기원하는 ‘난계 박연과 우륵의 만남’ D-200 기념 음악회를 보기 위해서다. 우리나라 3대 악성 중 아악을 정비한 박연(1378~1458)과 가야금의 대가 우륵이 우리 지역 영동과 충주 출신이라는 굉장한 자부심이, 국악을 주제로 하는 세계 최초의 엑스포 개최 성공을 염원하는 한 마음으로 뭉친 듯 사람들의 표정은 밝았다.

 

▲정영철 영동군수

이날, 흐뭇한 미소로 관객들을 맞이하는 정영철(61) 영동군수를 만났다.

 정 군수는 “엑스포 하면 대개 산업엑스포를 많이 떠올리는데 오는 9월 열리는 영동세계국악엑스포는 세계 최초로 문화 중심, 그중에서도 국악을 주제로 한 행사임을 주목해야 한다”며 국악엑스포가 영동에서 열리는 이유를 소상히 설명했다.

 정 군수에 따르면, 1960년대 12만4000명이던 군 인구가 4만3000여명대로 감소한 가운데서도 난계 박연을 근간으로 하는 예술 인프라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번 엑스포의 초석이라고 할 수 있는 난계예술제의 역사가 60년을 넘어서고 박연 선생 생가를 중심으로 체험촌, 박물관, 공연장, 악기 제작촌이 들어섰다. 1991년 군립 난계국악단이 창단돼 47명의 단원들이 정기공연을 선보이고 지역내 초중고 5개 학교에 국악단이 있고 민간 국악단도 활동하고 있다.

 농업인구가 대부분인 영동군에서 국악축제를 비롯한 포도축제, 와인 축제, 일라이트 휴양지 등 문화가 있는 관광자원 발굴을 늦추지 않았기에 기획재정부의 국제행사 심사 결과 최고 등급인 A등급을 확정받은 국악 엑스포 개최를 추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영동군은 TV 조선이 주최하는 K-브랜드 어워즈에서 우수한 축제 콘텐츠 발굴로 지역혁신의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성장 발판 확보를 통해 지자체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K-도시 축제관광도시’ 부문에 선정됐다.

 또 같은 날 새벽 3시, 농번기 지역 일손을 위한 계절 근로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몽골에서 귀국했다는 정 군수는 군정을 잠시 살피고 곧바로 청주 엑스포 성공 기원 음악회에 참여하는 등 분주한 일정을 보내면서도 “공연시간 한참 전부터 로비를 가득 채워주신 도민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엑스포 행사가 잘될 것으로 보인다”며 “바라는 게 있다면 엑스포가 우리 군민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전환점이 되기를, 자칫 인구비례로 소외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도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도민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전국기초단체장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충북도 내에서 유일하게 SA 최고 등급을 획득한 것에 대해서는 “행정 경험이 특별히 없는 내가 혼자서 잘해 그런 성과를 이뤘겠느냐”며 “그저 성실하게, 열심히 선행하다 보니 740여 군 직원과 산하기관 직원들 모두 한마음이 돼 소통하고 군민들이 함께해 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린다.

 

 정 군수는 1964년 영동군 학산면 출신의 토박이다.
 아내 김미경(58)씨와의 사이에 2남 1녀를 두고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군수가 되고 나서는 가정에 소홀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고 했다. 특히 “아내는 생활이 불편해졌다는 속내를 털어놓기도 한다”며 겸연쩍게 웃는다.

 영동의 새로운 도전이자 한국 국악의 역사를 다시 쓸 2025 영동세계국악엑스포 성공을 위한 그의 열정은 오늘도 전국을, 세계를 누비느라 분주하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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