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고 지역동창회장 맡아… 회원 숫자 3000여명 ‘조용한 파란’
최원철 현 시장, 경선에 나설 임달희 의장 모두 ‘신경 쓰이는 변화’
김정섭 전 공주시장이 모교인 공주고 공주지역 동창회장을 맡는다.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9회 전국 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김 전 시장의 공주고 동창회장 취임은 지역정가 내에서 유의미한 행보로 읽힌다.
공주고 57회 졸업생인 김 전 시장은 20일 언론사에 배부한 보도자료를 통해 22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 2년의 공주지역 동창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인사말에서 “회장 재임중 동문 회원들의 자긍심 고양과 함께 선후배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동문 상호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공주고는 올해까지 98회 졸업생 약 3만여명의 동문을 배출한 지역내 최대규모 학교다.
공주시내 거주 동문만 타 중고교 졸업생의 2~4배에 이르는 3000여명에 달한다.
졸업생 동문 유권자를 바탕으로 한 ‘인해전술’은 지연 혈연 학연을 중시하는 지역 정서상 선거판의 상당한 강점으로 꼽힌다.
지역정가에서는 우선 내년 선거에서 공주시장 도전이 확실한 현 임달희 시의회 의장과의 민주당 내 경선에 미칠 영향을 주목한다.
공주고 출신의 한 유권자는 “김 시장의 동문회장 취임은 선거에 유리한 ‘포석’인 게 분명하다”며 “아무 역할도 없는 자연인보다 동문회장 직책으로 졸업생과 지인들을 만난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또다른 졸업생도 “튀거나 나서지 않고, 액티브한 성격이 아닌 그가 3000여명을 회원으로 둔 동창회장을 맡은 건 분명히 ‘사건’”이라고 진단했다.
김 전 시장과 임 의장의 경선에서 민주당 유권자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는 모른다.
다만 최원철 현 공주시장도 김 전 시장의 동창회장 취임에 신경이 안쓰일수는 없다.
특히 김 전 시장이 그동안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스킨십’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지역정가의 평도 이같은 분위기에 의미를 보탠다.
‘숫기’ 부족을 지적받아 왔던 김 전 시장이 이달 10~21일 진행되는 최원철 현 시장의 읍면동 순방 행사에 아침 일찍 나와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 것도 그의 변화 중 하나다.
김 전 시장의 행보에 대해 최 시장의 핵심 측근은 "아직 1년 반이나 남은 선거를 앞두고 예비 경쟁자의 움직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일축한 뒤 "그 때 가면 현직 프리미엄이 어떤 건지 알게 될 것"이라는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공주 유환권 기자 youyou9999@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