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지명연구가(전 음성교육장)
2025년 2월10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8세의 어린이가 교사에 의하여 살해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하여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주었다. 국민들이나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어떻게 그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으며 그러한 부적격 교사가 어떻게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아하고 화가 날 지경이겠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그동안 이러한 부적응 교사가 많이 있어 왔는데 학교 밖으로 드러나지 않아 사회에서는 잘 모르고 있었을 뿐이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여교사도 여러 차례 동료 교사를 폭행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왔으며 교육청에서 해당 교사의 분리 조치를 권고하였지만 정신적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 요구하는 적절한 조치라고 할 수 없기에 이번 사건은 예견되어 있었다고 할 수가 있다.
교육 당국에서는 앞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부재하여 그동안 국민의 안전에 관련된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건의 원인과 해결책을 떠들썩하게 떠벌이다가 세월이 가면 흐지부지 지나가고 말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도 학교에서의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교사들의 정신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여 이러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뿐인 대책으로 끝날 것이 불 보듯 뻔하기에 학교 현장의 실제 상황과 근원적인 문제점을 제기하여 해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많은 학교에서 매년 2월과 8월의 정기 인사철이 되면 비상이 걸리곤 한다. 관내에서 또는 관외에서 부적응 교사라고 소문이 난 사람이 전보 내신을 어디로 냈는지를 알아내어, 해당 지역이나 해당 학교에서는 온갖 수단을 강구하여 그 교사가 오지 못하게 하려고 발버둥을 친다. 중등학교에서는 해당 과목에 빈 자리가 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지만 초등학교에서는 그나마도 속수무책이다. 이른바 부적응 교사 폭탄 돌리기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제는 널리 알리고 더 큰 사건이 생기기 전에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부적응 교사들은 대부분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기에 설득이 불가능하고 피해의식을 가지고 흉기를 소지하는 등 폭력적이어서 언제 어느 때 이상 행동을 보일지 알 수가 없다.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은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상대하거나 싫은 기색을 하면 즉시 보복을 당하기에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심지어는 눈길을 피하거나 접근을 피한다는 이유로 협박을 당하기도 하고 성추행으로 고소를 당하여 곤란을 겪기도 한다.
그러면 학교 현장의 관리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른다. 관리자들은 관리 책임은 있으나 강제적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고 직접적인 보복이 가해지기에 어떤 지시나 권고도 할 수가 없으며, 부적응 교사의 온갖 요구사항을 거부하기가 어려워 일일이 그 상황을 열거할 수는 없지만 피해만 당할 뿐 해결 대책이 없다. 그래서 그 교사를 아예 업무에서 배제시키거나, 일시적이라도 스스로 병가나 연가 또는 질병 휴직을 한다고 하면 감지덕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동안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나 규정이 없어 속을 태웠지만 2015년에 질환교사심의위원회가 설치되는 등 법이 만들어졌어도 학교 현장에서는 이러한 법이 있는 것조차 모르거나 아니면 현실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워 있으나 마나한 제도일 뿐이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이러한 교육 현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여러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교육 현장의 암적 요소를 제거하고 어린 새싹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