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5일 치러진다.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전국 동시 선거다.
이번 금고 이사장 선거는 충북 48개, 충남 48개, 대전 32개, 세종 3개 등 충청권 131개 금고를 비롯해 전국 1103개 금고에서 뽑는다.
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해당 금고 관할 투표소에서 투표하면 된다.
충북은 75명, 충남은 62명, 대전은 41명, 세종은 3명 등 전체 181명이 후보 등록을 해 평균 1.3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충북은 음성군 삼왕새마을금고가 5명, 충남은 천안시 선영, 공주시 이인, 서산시 서산중앙, 홍성군 홍성중앙새마을금고가 각각 3명, 대전은 대전개인택시새마을금고가 4명으로 가장 많은 후보가 등록했다.
단독 입후보한 곳도 많아 선거없이 당선되는 ‘무투표 당선인’도 다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충북은 48곳 중 29곳, 충남은 48곳 중 39곳, 대전은 32곳 중 25곳, 세종은 3곳 전부가 ‘나홀로 후보’다.
선거 방식이 바뀌었지만, 충청지역의 경우 다수의 금고가 ‘단일후보’로 선거를 치르게 됐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소수 대의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간접선거에서 현직 이사장의 프리미엄은 클 수밖에 없다.
현직 이사장이 대거 무투표 당선되는 상황 등이 벌어지면 투명성과 공정성·대표성 확보라는 직선제 취지가 실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새마을금고의 주인인 회원들이 출마 후보의 도덕성과 경영 능력을 사전 검증할 기회가 차단된 곳이 많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를 회원 대상 직접선거로 바꾼 것은 그동안 선거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새마을금고는 각종 금융 비리의 온상 취급을 받았다. 불법 대출 규모가 금고 자산의 10~20%에 이르기도 했다. 금고 이사장이나 내부 직원이 개입된 부정 대출이 많다. 전체 이사장 중 금융인 출신은 20%에도 못 미친다.
물론 금융인이 반드시 도덕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전문성만큼은 기대할 수 있는데 그게 없다.
경쟁자 없이 1인 후보로 당선되면 기존의 대의원에 의한 선출과 다를 바 없다. 새마을금고의 공적인 책임을 높이기 위해 선거 투명성을 강화한 의미가 퇴색된다.
금품살포와 담합 등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많았던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이번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해 처음으로 동시선거로 치러지면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얼마나 개선될지 관심이 쏠리지만, 무투표 당선이 절반을 넘어서면서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
공영 선거에 투입되는 인력 비용 등도 상당하다. 각 지역별 선관위 직원과 임시직 등이 총출동한다. 비용은 금고 측에서 선관위에 위탁하는 형식이다.
선거 관리, 계도 홍보, 예방 단속, 투표·개표 관리, 부가 경비 등 3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새마을금고로서는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이번 동시선거는 '그들만의 리그'로 진행됐던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첫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혼탁함 없이 공정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회원들이 선거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선거에 임하는 후보자 못지않게 조합원과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아울러 이사장 선거 출마 조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 새마을금고가 원래의 취지대로 서민을 위한 풀뿌리 금융이 될 수 있도록 보다 많은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보완도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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