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흥사단 이사장 직무대행

▲ 조현주 흥사단 이사장 직무대행

그립고 그리운 도산 선생이시여.
가신 지 어언 87년, 시간은 흘러가도 도산 선생님을 그리는 마음은 하루하루 가슴에 차오르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삶과 말씀이 더욱더 그리운 시절입니다. 선생님의 크신 뜻은 백두대간 위에 빛나고, 선생님의 깊고 깊으신 가르침은 한반도 삼면의 바다에 흐르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계 도처에서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편 가르기와 혐오와 배제의 말고 집단행동이 우리의 일상을 흔들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자국의 이익과 영토 확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역사적 퇴행을 보이고 있습니다.
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내의 사정은 더욱 혼란스럽습니다. 분열과 배제와 정쟁이 상식을 무너트리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 만연한 니 탓이오, 니 탓이오 하는 우리 사회의 분노와 혐오와 극단적 대결풍토는 우리 모두가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이러한 시절에 도산이라면 이떻게 하셨을까. 우리들은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도산의 리더십이 절실한 때입니다. 도산은 뼛속까지 민주주의자요, 민주공화국 건설은 도산의 원대한 꿈이었습니다. 흥사단우들은 도산의 꿈을 오늘에 되살려야 할 권리와 책무가 있습니다. 도산의 삶을 오늘의 언어로 되살려야 합니다.
극단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에 대공의 바람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청년들에게 희망을 노래하고, 선한 공동체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도록 애기애타의 정신을 전파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시대에 도산의 생명철학은 새로운 나침반이 돼 인류문명 전환의 지렛대가 될 것입니다.
흥사단은 지난 3월 1일 전국의 지부들이 3.1 만세를 다시 불렀습니다. 제국주의에 저항해 화해와 평화를 부르짖으며 사이좋은 이웃으로 살기를 호소하고, 인류 평화를 주창했던 그 위대한 몸부림을 기억하면서 오늘 우리 사회는 물론 전세계를 향해 진리의 승리, 화합의 승리, 평화의 승리를 목놓아 외쳤습니다.
흥사단은 올해 상해 단대회를 계기로 글로벌흥사단의 원년임을 선포합니다. 도산의 위대한 가르침과 사상을 전 세계에 알리고, 폭력과 혐오와 거짓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도산의 인격 혁명과 통합리더십, 애기애탸의 대공주의를 바르게 알림으로써 시대사적 문명 전환의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도산이시여, 우리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힘이 없습니다.
그러나 “낙심하지 말라” 하시던 말씀의 죽비를 맞고 일어나겠습니다. 흔들림 없이 힘차게 나아가겠습니다.
우리는 “죽더라도 거짓이 없으라”는 당신의 말씀을 붙자고 어두운 밤의 시절에도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로따로 일하면 스스로 무너진다”는 당신의 가르침이 있기에 우리는 이제 마땅히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저부터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편견을 내려놓겠습니다. 작은 이익을 탐하며 공동체의 아픔을 돌보지 않은 이기심을 내려놓겠습니다. 절박한 마음으로 공존의 길, 화합의 길을 찾아 나서겠습니다.
‘건전한 인격을 지으며 협동하여’ 애기애타의 빛으로 서로서로 돌보는 사회, 소외되는 사람 없이 화평한 사회를 가꾸는 일에 무실역행하겠습니다. 온 인류가 평화롭고 모범적인 민주공화의 사회를 달성하는 그날까지 충의용감하겠습니다. 빙그레 다정한 웃음으로 아프고, 거친 세상의 마음들을 품고 가겠습니다.
우리 사회와 인류의 영원한 등불인 도산 선생님이시여. 부디 평화로이 영면하소서.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