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낙영 괴산군의회 의장
소통(疏通)은 사전적인 의미로‘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라는 뜻을 가진다.
현대사회에서 소통은 정치, 경제, 사회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지방자치 시대가 시작된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소통 행정’과 ‘열린 행정’은 많은 행정기관이 앞다투어 내세우는 슬로건이 되었고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행정에서 소통은 주민들의 신뢰를 얻는 핵심 요소이자 기본 원칙이다. 이는 주민들에게 가장 가까운 창구이자 대민서비스의 필수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주민들이 군정에 참여할 수 있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괴산군청 앞에서 잦은 시위가 열리고 곳곳에 현수막이 걸리는 모습을 보면, 괴산군의 소통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방자치가 출범한 지 3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괴산군에서는 여전히 소통과 열린 행정이 주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여전히 관 주도의 닫힌 행정과 소통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괴산군은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행정 정보를 제공하며 주민과의 대화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군에서 추진하는 사업과 정책이 충분한 의견 수렴 없이 진행되며, 정보 전달 과정에서도 소외감을 느낀다고 지적한다. 이는 괴산군과 주민 간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과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은 행정의 기본적인 바탕이다. 신뢰는 투명한 정보의 공유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서 형성된다.
단적인 예로 사업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닌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 추진의 당위성을 설명하며 의견을 구하거나, 성과 도출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사업을 곧 성과가 날 것처럼 설명하는 방식은 주민들에게 정책 결정의 정당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행정 절차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기 때문에 합리적인 소통방식이라 보기 어렵다.
결국 주민과의 신뢰를 유지하고 올바른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소통방식에서 벗어나 대화와 협의를 중심으로 정책을 수립하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단순한 공청회나 간담회에서 벗어나, 정책 토론회와 주민협의체 등을 활성화하고,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령층 주민들에게는 대면 설문조사 등을 통해 소외되는 계층이 없도록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주민들이 정책 과정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추진 중인 사업의 효과를 점검하고, 난항을 겪는 사업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공유하며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서 투명성이 강화되며 원활한 주민과의 소통이 이루어진다.
행정과 주민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지역사회의 신뢰를 저해하고 공동체의 결속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괴산군은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소통 방식을 개선하여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는 투명한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
실질적인 소통의 개선 없이는 지역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