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가 최소 3학점만 수강 신청
정부 불신… 의대 교육 파행 여전
충북대 의대의 파행이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의과대학 정원을 둘러싼 정부와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탓이다.
이 와중에 충북대 의대 신입생들까지 집단으로 수업 거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충북대에 따르면 올해 입학한 신입생 126명 중 96%인 122명이 최소 학점인 3학점만 수강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학생들은 입대 등을 이유로 휴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 학점만 이수한다고 해서 곧바로 제적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과 진급 시 수료 학점 미달로 유급될 위험성이 크다.
그런 리스크가 있음에도 신입생들까지 집단 수업거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지난해 증원문제로부터 이어진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재학생 역시 여전히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복학한 의예과 기존 학생 74명은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최소 학점만 수강하고 있으며 본과 학생 190여명은 휴학 연장을 신청하고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의대 정상화가 요원한 가운데 의대 학장들은 “의대생들 의사표현이 충분히됐다”며 “학업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의대 학장들 모임인 의대협회는 19일 배포한 ‘전국 의과대학 학생 여러분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학생들이 만족할 요구사항이 완전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음을 잘 알지만, 지금까지 학생 여러분은 행동으로 충분히 의사를 표현했다”면서 복귀를 요청했다.
의대협회는 또 “의학교육이 더 파행되거나 지연되는 경우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학생 여러분은 학업의 자리로 돌아오고, 선배 의사들과 교수들이 의료인력 양성을 포함한 의료시스템의 문제 해결에 노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충북대 측은 올해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본과 학생은 최대 6학기까지 휴학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학 측은 현재 이를 동맹휴학으로 보고 처리를 보류한 상태다. 오는 21일까지 휴학계를 반려 처리하고 개강일인 이달 말까지 학생들이 복귀하도록 안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당한 사유없이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 처리 대상이 된다.
충북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계절학기 등을 통해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유연하게 조치했지만, 올해는 학칙대로 대응할 예정”이라며 “이번 주 중으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 학생들에게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기·김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