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프로야구가 개막됐지만 청주시와 충북 야구팬들은 울상이다.
충청도가 연고지인 한화이글스 경기 유치를 위해 청주시가 많은 예산을 들여 개·보수하지만 한화는 야구장이 낙후됐다며 경기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프로야구가 개막돼 본격 레이스에 들어갔지만 10여 일이 지난 현재 청주 경기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청주시는 올해 6경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분위기상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 구단측은 청주야구장의 시설과 수익성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부터 홈경기 배정에 난색을 표하면서 지역 야구팬들의 실망과 분노가 확산하는 추세다.
청주 팬들의 각별한 한화 사랑은 최근에도 입증됐다. 지난달 초 열린 한화와 두산의 시범경기 입장권이 예매 시작 5분 만에 동났다. 한화의 청주 시범경기는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청주에서 프로야구를 하면 매번 경기가 매진될 정도로 팬들이 열정적으로 응원한다.
한화는 지난해 홈경기 73게임 가운데 68게임은 대전에서, 5게임은 청주에서 열었다. 청주에서 한화 경기가 열리면 지역이 들썩인다.
청주 경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흥행보증수표’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단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청주야구장은 1979년 개장했다. 대전야구장이 1993년, 1998년, 2012년 보수문제로 청주구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1993년에는 이글스파크 조명이 강풍으로 무너져 34경기가 치러졌다.
하지만 경기 비율이 점점 줄어들어 2013년 시즌부터 1년에 5경기가 치러지는 방향으로 결정됐고, 2019년부터 야구장 노후화와 코로나 등으로 5년 동안 프로야구 경기를 하지 못했다.
지난해 19억원을 들여 인조 인조잔디, 안전 그물망 교체, 관중석, 파울라인 안전지대 확보 등 시설개선을 하면서 5경기를 받았다.
한화는 2025시즌 멤버십에서 홈경기 73게임을 새로 건립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로 한정하면서 지난달 열린 2025 프로야구 시범경기 이후로 청주 야구장은 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 구장은 좌석 규모가 2만7석인 반면, 청주 야구장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0석에 불과하다. 한화구단 입장에서는 1만1000석 규모 관객을 더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장권 수익도 포기해야 한다.
청주시가 매년 야구장을 개보수해도 선수들과 시민들의 눈높이와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화생명볼파크는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가 잔뜩 붙은 각종 첨단시설로 무장했다. 관중들을 위해 푸드코트와 인피니티풀도 있고 선수들을 위한 라커룸과 실내연습장은 메이저리그 못지 않다.
홈팀인 한화는 물론, 원정팀들도 어디를 선호할 것인지 묻지 않아도 뻔하다.
사정이 이렇자 야구장을 새로 건립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청주 야구팬들 상당수는 1979년 건립된 야구장을 리모델링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야구장을 새로 짓자고 주장한다.
청주권 인구에 비해 야구장과 축구장 등 스포츠 인프라는 상당히 낙후돼 있다. 전북 전주는 인구가 63만명 남짓해 청주보다 20만명 적지만 월드컵 축구경기장과 국제대회도 치를 수 있는 빙상경기장도 갖췄다. 현재 1421억원을 투입해 최신식 야구장과 육상경기장도 신축 중이다.
한화구단의 새 구장 개장 후 청주 홈경기 배제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이제 충북의 위상에 걸맞은 전용 야구장 신축 등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 청주 인구 100만명에 걸맞게 야구장, 축구장, 대형 실내체육관 등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야 할 때다.
- 기자명 지영수 기자
- 입력 2025.03.3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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