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섭 효성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작은 뇌동맥류는 별다른 증상을 나타내지 않을 수 있지만, 파열 시 생명을 위협하는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55세 여성 B씨는 평소 건강에 큰 문제가 없던 사람으로, 직장에서 일하던 중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과 구토를 경험했다. 가족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이송된 B씨는 의식이 흐려진 상태였고, 뇌혈관 CT촬영을 통해 뇌 기저부의 전교통동맥 부위에 6mm 크기의 동맥류가 확인되었다. 검사 결과 동맥류가 파열되면서 지주막하 출혈을 일으킨 것으로 진단되었고,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의료진은 출혈을 막기 위해 신속히 뇌혈관조영술과 코일 색전술을 시행했다. 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채워 혈류를 차단하는 방법으로, 성공적으로 출혈을 멈출 수 있었다. 이후 B씨는 집중 치료실에서 회복 과정을 거쳤고, 꾸준한 재활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한 끝에 후유증을 최소화하며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었다.
40대 여성 A씨는 평소 편두통을 자주 경험했다. 어느 날, 유난히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이 찾아왔다. 처음에는 단순한 두통이라 생각했지만, 점점 구토와 목 뻣뻣함까지 동반되었다. 병원을 찾았을 때, 그녀는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출혈을 진단받았고, 응급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행히 빠른 대처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후 한동안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다.
뇌동맥류는 선천적 혹은 후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주요 원인으로는 혈관벽의 약화, 고혈압, 흡연, 과도한 음주, 가족력 등이 있고, 특히 40대 이상, 여성, 흡연자, 고혈압 환자에서 뇌동맥류 발생 위험이 높다.
뇌동맥류는 대개 증상이 없지만, 특정 상황에서는 아래와 같은 경고 신호를 보일 수 있다. 국소 두통으로 뇌동맥류가 커지며 주변 신경을 압박할 경우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시신경 압박으로 인해 이중 시야 또는 시야 결손, 시야장애가 발생할 수 있고, 얼굴 근육 약화나 신경 마비가 동반되기도 한다.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혈액이 뇌와 지주막 사이로 흘러 들어가 지주막하 출혈을 유발한다. 이는 생명을 위협하는 응급상황으로, 치명률이 30~40%에 이른다. 또한 갑작스럽고 극심한 두통, 구토와 의식 저하, 목 경직, 발작이 발생하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뇌동맥류는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정기적인 건강검진에서 발견할 수 있다. 뇌혈관 조영술, MRA(자기공명혈관촬영), CT 혈관조영술(CTA) 등이 주로 사용되고, 치료 방법은 동맥류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장대표적이 방법은 코일색전술로 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삽입해 혈류를 차단하는 비침습적 시술로, 회복 속도가 빠르고 부작용이 적다. 다음은 두개골을 열어 동맥류를 금속 클립으로 묶는 결찰술로, 파열 방지 효과가 높다.
파열되지 않은 동맥류는 크기가 작고 위험도가 낮을 경우, 약물치료와 정기적인 관찰로 관리한다.
뇌동맥류의 예방을 위해서는 생활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규칙적인 운동과 저염식 식단을 유지하며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또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혈관 건강을 악화시키므로 반드시 피해야 하며,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정기적인 뇌혈관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한다.
뇌동맥류는 파열되기 전에는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질환’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파열 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의 두 사례는 갑작스러운 증상을 놓치지 않고 신속히 병원에 이송된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좋은 예이며, 모두가 뇌동맥류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한다면, 이 질환으로 인한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