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

▲ 이양섭 충북도의회 의장

충북 진천은 대한민국 체육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체육회 국가대표선수촌이 위치한 진천은 수많은 국가대표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세계 무대를 향해 훈련하는 장소이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할 인재들이 자라는 곳이다.
2017년 운영을 시작한 진천선수촌은 태릉선수촌을 대체하는 국가대표 훈련의 메카이자 우리 지역 진천에 국가적 상징성과 위상을 부여하는 대표적 인프라다. 지난해 파리올림픽에서 양궁 3관왕을 거머쥔 옥천 출신 김우진 선수도 진천선수촌에서 금메달의 꿈을 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촌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나들목(IC)이 ‘북쪽에 위치했다’는 이유로 ‘북진천IC’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선수촌이 진천 광혜원에 둥지를 튼 지 10년 가까이 되지만 선수촌에서 불과 6㎞ 거리에 있는 북진천IC는 그 의미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북진천IC’는 2008년 평택~제천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설치된 진천 북부권의 핵심 교통 거점이다. 이월면과 광혜원면 일대의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해왔다. 하지만 ‘북진천IC’라는 명칭은 ‘북쪽’이라는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한 단순 지명에 불과해 진천의 상징성과 지역적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8년 진천군이 한국도로공사에 ‘북진천IC’의 명칭을 ‘진천선수촌IC’로 변경해 줄것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변화가 없다. 진천선수촌 개촌 10년이 다 돼가는데 여전히 선수촌 방문객들이 “IC를 찾다가 지나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불만을 표출한다는 것은 심각히 생각해 볼 문제다.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요구와 진천군의 건의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칭 변경이 실현되지 못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진천선수촌IC’로의 변경을 더 이상 미룰 이유도, 주저할 이유도 없다. 한국도로공사 등 관계 기관은 이 사안을 단순한 지명 변경이 아닌, 국가대표 시스템과 지역 상생을 위한 중요한 결정으로 인식해 주길 바란다.
‘진천선수촌IC’로의 변경이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한민국 체육 중심지로서 진천의 위상을 확고히 하고, 지역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상징적 조치가 될 것이다. 전국 어디서든 ‘진천선수촌IC’를 이용해 진입하는 사람들이 “아, 여기가 바로 국가대표들이 훈련하는 진천선수촌이구나”하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관광객 유입 효과 측면에서도 명칭 변경은 긍정적이다. 진천선수촌은 일반인도 견학을 신청해 방문할 수 있으며 고려시대에 축조된 국내 최고(最古)의 돌다리 농다리와 국내 최장 무주탑 출렁다리인 초평호 미르 309 출렁다리 등을 찾는 외지인도 늘고 있으니 지역 경제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름에는 힘이 있으며 공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진천선수촌은 훈련장을 넘어 우리 국민이 함께 응원하고 지켜보는 희망의 공간이며, 대한민국의 스포츠 정신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진천선수촌IC’라는 이름이 도로 위에 새겨질 때 진천은 ‘선수들의 땅’이라는 자긍심을, 국민은 ‘대표들의 고향’이라는 따뜻한 연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북진천IC’는 이제 ‘진천선수촌IC’로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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