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이 열기가 고조되면서 국민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미래 비전을 향한 정책·공약으로 국민에게 희망을 안기보다 네거티브와 흠집 내기 막말이 난무해 볼썽사나운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후보자의 발언 등을 놓고 고발전으로 치닫는 진흙탕 싸움이다. 각 정당과 선대위 등은 모두 공식적으로는 네거티브 중단 또는 자제를 말하지만, 행동은 전혀 다르다.
상대방이 하면 비방이어도 내가 하면 검증이라는 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이재명 대선후보의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비판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건태 선대위 법률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비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은 명백히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공표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자영업자가)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고, 이 후보의 발언은 국민의 계곡 이용권을 보장하면서도 거기서 장사하는 분들의 생계를 보장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취지라는 것이 이 대변인의 설명이다.
이 후보는 5년 전 커피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의 원가를 말한 것이고, 그 외의 인건비나 부자재비, 인테리어비 등 제반 비용을 말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5년 전 계곡 정비하면서 발생했던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시공간을 뛰어넘어서 비방하는 것은 말 그대로 낙선 목적의 허위사실 공표이자 후보자 비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16일 군산 유세에서 “5만원 받고 땀 뻘뻘 흘리며 한 시간 (닭을) 고아서 팔아봐야 3만원밖에 안 남지 않냐. 그런데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 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썼다.
국민의힘 측은 이 후보를 무고와 허위사실 유포로 맞고발하겠다고 나섰다.
김문수 후보 대선 캠프의 최기식·주진우 네거티브 공동대응단장은 언론공지에서 상처 입은 국민들께 사과하기는커녕 문제를 제기한 김 비대위원장을 고발했다며 국민을 윽박질러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 후보의 해당 발언에 대해서도 “이 말이 120원 원가인 커피를 비싸게 판다는 뜻이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이미 상처받은 자영업자분들이 분노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네거티브나 막말 논란은 국민을 짜증나게 한다. 이런 식의 네거티브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체면도 염치도 다 버린 흠집내기와 막말 공세에 유권자들은 불쾌하다. 아무리 능숙한 말장난이나 그럴싸한 네거티브도 이제 똑똑한 국민에겐 안 통하고 외면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선이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았다.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을 어떻게 실현할지 설명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대선은 향후 5년 간 국민의 대표를 뽑는 중요한 선거다. 이러한 중요한 선거에서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은 없이 상대 당에 대한 비난만 난무해선 유권자가 제대로 된 한 표를 행사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네거티브 방식은 정치로부터 유권자의 관심을 멀어지게 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각 정당 대선 후보들과 선대위는 정신 바짝 차리고 긍정적 정책·공약과 미래 비전을 밝히는 데 주력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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