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규(왼쪽) 알레르기 내과 교수, 고민정 진료지원전담간호사

충북대병원(병원장 김원섭) 알레르기내과가 전국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당한 중증 피부질환 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해 회복시킨 사례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22일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경남 창원에 거주하는 박모(남·28)씨는 이 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이송됐다.
박씨는 감기 증상으로 약을 복용한 뒤 발열과 발진이 발생했고 이후 전신 피부가 벗겨지며 극심한 통증이 동반돼 독성표피괴사용해(Toxic Epidermal Necrolysis, TEN)라는 희귀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으로 즉각적인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씨 인근 병원을 비롯해 부산, 대구, 경남, 경북 일대 의료기관에서 모두 입원이 어렵다는 회신을 받고 결국 충북대병원 응급실로 긴급히 이송됐다.
충북대병원 내원 당시 박씨는 전신 100% 피부의 괴사와 표피용해가 진행된 상태로 얼굴·구강·식도·눈·성기 등 주요 점막 부위까지 병변이 퍼져 있었다.
환자는 응급실 이송 당일 밤 병동에 입실했으며 의료진은 신속히 약물치료 등 초기 치료에 착수했다.
이후 관련 진료과의 협진을 통해 눈, 피부, 성기 등 주요 부위의 상태를 점검하고 영양 공급 등 전반적인 회복을 위한 치료를 병행했다.
특히 치료 과정에서 진료지원전담간호사(PA)가 크게 기여했다.
전신 피부 손상이 심했던 만큼 화상환자에 준하는 드레싱이 필요했고 지정의인 강민규 알레르기 내과 교수와 고민정 진료지원전담간호사가 매일 1~2시간씩 얼굴, 사지, 몸통, 성기 부위까지 전신 드레싱을 공동으로 시행했다.
의료진의 집중적인 치료와 다학제 협진, 진료지원전담간호사의 적극적인 간호 끝에 박씨는 증상이 점차 호전돼 지난주 무사히 퇴원했다.
박씨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아팠고, 어디도 받아주지 않아 절망했지만 충북대병원 의료진이 끝까지 책임지고 치료해주셨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정성을 다해 치료 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환자의 상태가 매우 위중했던 만큼 초기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했다"며 "의료진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치료에 임한 결과, 좋은 경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태용 기자 bigbell@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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