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림 시인, 시집 『나팔고둥 좌표』 출간

 

나도 저들처럼 작은 선물로 와서

이 지구 행성 좌판에 명찰을 내걸고

무수히 시행착오 해가며

 

삐뚤빼뚤, 오타투성이로 살고 있네

-삐뚤빼뚤 팻말부분

 

한 번도 뵌 적 없는 당신이 지상을 떠나가고 있을 때

나는 에릭 시걸의 소설, 특별한 만남을 읽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서랍장부분

 

 

김시림 시인
김시림 시인

 

김시림 시인의 시집 나팔고둥 좌표가 도서출판 상상인에서 출간됐다. 이번 시집은 1부 아득한 물길을 걷고 있다, 2부 이제 막 발아한 사랑처럼, 3부 생각을 심어 놓고 가야지, 4부 사라져 간 것들이 염전의 아기 소금처럼 등으로 구성됐다.

방민호(서울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는 김시림의 이번 시집에 은은하게 흐르고 있는 감정은 떠남과 이별의 상실감으로 화자들은 정든 곳, 정든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고 떨어져 현재에 서 있다자신은 지나간, 멀어진 삶의 시간들을 의식하며 현재의 삶을, 그리고 남아 있는 삶의 시간을 어떻게든 영위해 가야 한다. 시집에서 이 상실감은 무엇보다 정든 사람으로부터의 떠남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마경덕 시인은 추천사에서 나팔고둥 좌표는 인간 본연의 자세를 중시한다. 무엇보다 여음餘音이 남는 시의 여백은 시인에게 가장 큰 힘이라고 소개했다.

황정산 시인은 작은 것들이 세상을 이루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겪고 있는 슬프고 고통스러운 삶도 결코, 허무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것이 김시림의 시가 주는 치유의 힘이라고 추천했다.

김 시인은 시인의 말을 통해 다시, 맨발로 먼바다를 건너올 어린 햇살을 기다린다고 전한다.

김시림 시인전남 해남 출생으로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1991한국문학예술, 2019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은 쑥냄새 나는 내 이름의 꿀떡게 바닷가』 『그리움으로 자전거 타는 여자』 『부끄럼 타는 해당화』 『물갈퀴가 돋아난나팔고둥 좌표가 있다.

심호이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쟁 불교문예 편집장을 역임하고 있다.

도복희 기자 phusys2008@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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