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구단 청주시에 경기 미배정 통보...야구팬들 ‘실망’
올해 청주야구장에서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경기가 단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야구팬들의 실망이 커졌다.
해마다 청주시가 시설 개선에 수백억원대의 예산을 퍼붓고 있지만, 열악한 시설과 환경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현재 관람석(9586석)은 1만석이 안되고, 인조잔디 구장인 탓에 선수들의 부상 우려도 크다는 게 한화이글스 구단의 설명이다.
26일 청주시에 따르면 한화이글스 구단이 최근 청주시에 올 시즌 청주 경기를 배정하지 못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한화이글스 측은 “낙후한 시설로 인한 선수단의 부상 위험성, 경기력 저하, 팬들의 편의성·접근성 문제로 인해 청주야구장에서의 경기는 당분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앞서 청주시는 올해 청주야구장에 최소 6경기를 배정해 달라고 지난 3월 한화이글스 구단에 요청한 바 있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최근 10년 동안 청주시가 120억원을 들여 KBO와 한화 구단의 요구대로 시설을 개선해 왔다”며 청주 경기 배정을 촉구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도 청주 경기 유치 대열에 뛰어들어 지난달 김응용 전 한화이글스 감독, 이준성 전 KBO홍보이사 등 야구계 원로를 만나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지사는 한화글로벌,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도내 한화그룹 계열사 임원을 초청해 "사회공헌 차원에서 청주 경기 배정에 힘써달라"고 요청도 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한화이글스의 제2 홈구장인 청주야구장에서는 매년 5~12경기씩 열려 왔다. 2020∼2023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구장 점검 및 평가 등으로 경기를 열지 못했고, 지난해 6경기를 치렀다.
한화이글스 측이 청주야구장을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후화 된 시설 때문이다.
1979년 서원구 사직동 12만 ㎡에 건립된 청주야구장은 지은지 50년이 다 된 경기장으로, 경기 시설과 내부 편의시설이 낡고 불편하기 짝이 없다. 관중석도 1만석이 안되고 인조 잔디여서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크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3월초 한화이글스의 새 홈구장인 대전한화생명볼파크가 개장하면서 청주경기장 사용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2000억원을 들여 건립한 한화이글스 새 구장은 2만석 규모에 국내 최초의 좌·우 비대칭 그라운드, 높이 8m의 몬스터 월, 복층형 불펜 등 최신식 시설에다 인피니티풀과 인공서핑장, 캠핑·카라반 존까지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야구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한화이글스 홈경기를 청주에 유치하려면 새 야구장을 건립하는 것 밖에는 다른 길이 없을 것 같다”며 “이번 대선에 청주야구장 건립 공약이 등장해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승룡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