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순 동화작가 <바람골을 찾아서>
“할아버지, 제가 꼭 보물 찾아올게요. 보물 찾아다 드리면 예전처럼 저랑 놀아 주고 그릇도 다시 만드실 거죠? 약속할 수 있죠?”
병든 할아버지가 애타게 찾는 보물을 가져다주면 예전처럼 할아버지가 건강한 모습으로 자신과 놀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손자 ‘현준’이는 보물이 있다는 바람골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그곳에서 마주한 이상한 사람들과 마을을 가득 울리는 총소리... 할아버지의 보물은 숨겨진 우리의 아픈 역사일까.
6.25 전쟁이라는, 아이들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우리 역사의 아픔, 전쟁 피해자의 계속되는 상흔을 조명하며 회복의 방향성을 고민해 볼 수 있는 판타지 역사 동화, 김송순 작가의 <바람골을 찾아서>(샘터어린이문고 83권)가 출간됐다.
오늘날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은 ‘육이오 전쟁’ 이름만 알 뿐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의 아이들에게 전쟁이란 영화나 게임 속에 나올 법한 ‘판타지’일 뿐이니까. 하지만 불과 70여 년 전,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이 땅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났고 이 땅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서는 지금 이 시간에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혼란한 상황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언제나 아이들. 전쟁을 겪은 아이들은 ‘현준’이 할아버지처럼 운 좋게 살아남을지라도 공포의 비명, 두려움의 비명, 슬픔의 비명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작가는 그런 할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아픔을 이해하고 회복시켜 주는 손자의 이야기를 담담하면서도 상상력을 동원할 수 있는 쉬운 언어로 담아냈다.
“아픈 역사의 피해자들을 잊지 않고 또 그런 피해자들이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작가의 글과 함께.
김송순 작가는 1960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새벗문학상과 아이세상창작동화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 <백호 사냥>, <삐침머리 대장>, <반반 고로케>, <할머니의 씨앗 주머니>, <아빠의 깡통집>, <달못에는 항아님이 살고 있대요> 등이 있다.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