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청주경기가 결국 열리지 않는다.
한화는 최근 청주시에 장고 끝에 청주경기를 치르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범석 청주시장, 김영환 충북지사, 야구계 원로들이 나서서 한화그룹 계열사 임원 등을 대상으로 간절함을 호소했으나 끝내 무위에 그쳤다.
청주구장의 낙후한 시설 문제에 따른 선수 부상 위험과 경기력 저하, 팬들의 편의성·접근성 등을 문제로 부득이하게 당분간 청주구장 경기진행은 어렵다는 판단이 한화의 공식 입장이다.
청주시는 한화 구단에 두 차례 공문을 보내 지난해처럼 올해도 최소 6경기를 배정해 달라고 요청한데 이어 지난 19일 공문 회신을 재촉한 결과다.
청주시는 지난 10년 간 120억원을 들여 KBO(한국야구위원회)와 한화 구단의 요구대로 청주구장 시설을 개선했기에 경기를 배정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청주경기 패싱’은 곧 청주 팬들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압박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한화는 2010년부터 제2홈구장 격인 청주야구장에서 매년 5~12경기를 치렀다. 지난해는 6~8월 정규리그 6경기가 열렸다. 청주시가 한화와 KBO에 더 많은 배정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한화 구단이 청주야구장의 시설과 수익성 문제 등을 이유로 올해부터 홈경기 배정을 하지 않기로 하면서 지역 야구팬들의 실망과 배신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청주에서 한화 경기는 ‘흥행 보증 수표’다 매 경기마다 충북 팬들은 창주야구장을 발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채운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3월 8~9일 시범경기가 열렸던 것으로 만족해야 할 노릇이다. 문제는 앞으로도 청주야구장 정규 리그 배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청주에서 경기가 열리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160만 충북도민의 한화 사랑이 식을 수밖에 없다.
새로 건립한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구장은 좌석 규모가 2만7석인 반면, 청주 야구장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9000석에 불과하다. 한화구단 입장에서는 1만1000석 규모 관객을 더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입장권 수익도 포기해야 한다.
청주시가 매년 야구장을 개보수해도 선수들과 시민들의 눈높이와 거리가 있는 게 사실이다.
한화생명볼파크는 ‘아시아 최초’라는 수식어가 잔뜩 붙은 각종 첨단시설로 무장했다. 관중들을 위해 푸드코트와 인피니티풀도 있고 선수들을 위한 라커룸과 실내연습장은 메이저리그 못지 않다.
홈팀인 한화는 물론, 원정팀들도 어디를 선호할 것인지 묻지 않아도 뻔하다.
사정이 이렇자 야구장을 새로 건립하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청주 야구팬들 상당수는 1979년 건립된 야구장을 리모델링하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야구장을 새로 짓자고 주장한다.
청주권 인구에 비해 야구장과 축구장 등 스포츠 인프라가 상당히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화구단의 새 구장 개장 후 청주 홈경기 배제가 사실화된 만큼, 이제 충북의 위상에 걸맞은 전용 야구장 신축 등 최적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야구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축구 충북청주FC가 창단됐으나 홈구장인 청주종합경기장의 시설이 열악해 신축 이전이 필요한 상태다.
청주시는 야구장뿐 아니라 시내 전체 스포츠시설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의뢰한 상태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 청주 인구 100만명에 걸맞게 야구장, 축구장, 대형 실내체육관 등 스포츠 인프라 구축에 매진해야 할 때다.
- 기자명 지영수 기자
- 입력 2025.05.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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