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고물가와 경기침체 장기화로 국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연일 민생경제를 챙기고 나서 국민들에게 부담되는 높은 생활물가가 새 정부에선 제대로 잡힐지 주목된다.
9일 통계청의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하며 5개월 만에 2%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축산물·수산물, 가공식품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먹거리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물가안정’을 기조로 내세운 새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과 수산물은 각각 6.2%와 6.0% 올랐다. 특히 축산물은 2022년 6월(9.5%)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돼지고기(8.4%), 국산 쇠고기(5.3%), 수입 쇠고기(5.4%), 계란(3.8%) 등이 많이 올랐다.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대체재인 닭고기(7.3%) 가격까지 상승했다.
특히 계란값은 최근 4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산지 가격이 적어도 오는 8월까지 강제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계란 산지 가격은 지난 3월만 하더라도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4월과 지난달에는 특란 기준으로 각각 10.2%, 12.2% 올랐다.
이는 지난 3월 충청권에서 고병원성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지역 간 물량 불균형이 발생했고, 전국 평균 산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가금류 질병 발생으로 인해 산란계 생산성 저하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6% 하락했던 쌀 가격은 올들어 3.4% 상승하며 반등했다. 전년 같은 기간 상승률 대비로도 8.51%포인트 높은 상승률이다.
라면 가격은 올들어 4.59% 오르며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1.31%)을 5.9%포인트 상회했다.
대표 외식 메뉴인 자장면 역시 전년 같은 기간 상승률(1.17%)을 웃도는 3.5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민들이 물가를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빵(6.4%)과 커피(8.4%) 등의 가공식품 가격과 생선회(5.6%)와 치킨(4.7%) 등 외식 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일각에선 가공식품 업체들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대통령 탄핵·파면에 따른 국정공백 기간을 틈타 제품 가격을 많이 올렸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비상경제점검TF’를 가동하고, 이튿날엔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열어 경제 현안을 보고 받고 문제점과 대응책을 논의하는 등 연일 민생경제를 챙기고 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지난 6일 예고 없이 전통을 찾아 상인들의 호소를 들었다.
업계에선 이 대통이 직접 시장에서 물가를 확인한 이번 현장 방문을 이 대통령이 관련 부처 등에 ‘물가를 관리하라’고 보낸 시그널로 해석한다.
물론 먹거리 물가는 원재료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임대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있기 때문에 단시간 내 물가를 낮추는 것은 어렵다.
식품업계는 새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가 기업에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따라서 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농산물 수입처 다변화, 유통구조 개선 등에 노력하고 민간의 일자리 창출 여력 확충으로 가계의 소득 창출 능력을 높여야 한다.
국내 농가 생산을 강화하는 방안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정부와 업계가 국내외 비용 증가 요인을 깊이 있게 논의해 현실적 개선책을 찾아야 한다. 실소비 활성화 정책이 우선이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