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 중단 증가율 전국 최고···매년 지속 증가
진로·학교 교육 불만···실효적 대책 마련 시급
충북교육청과 각 학교에서 운영 중인 학업중단숙려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10일 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학업 중단 위기 학생에게 다양한 체험·상담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숙려 기회를 부여해 신중한 고민 없이 이뤄지는 학업 중단을 예방하기 위한 ‘학업중단숙려제’ 운영 계획을 세웠다.
각 학교는 학년 초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업 중단 위기 학생에 대한 상담 등 적극적인 개입으로 학교에 대한 적응력 증진과 체계적인 진로지도 교육활동으로 자녀들의 학업 중단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안내했다.
하지만 매년 학급중단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충북지역 증가율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종로학원이 10일 학교알리미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학년도 전국 2384개 일반고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이 1만8498명으로 집계됐다.
학업 중단은 ‘자퇴’, ‘퇴학’, ‘제적’ 등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다.
충북지역은 최근 5년간 1722명이 학교를 떠났다. 2020년 207명에서 2021년 341명, 2022년 358명, 2023년 378명, 지난해 438명 등 지속 증가 추세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15.87%로 울산(22.94%)에 이어 전국 두 번째다.
학업 중단 학생을 위해 운영 중인 ‘학업중단숙려제’가 별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전엔 가정형편이 어렵거나 비행으로 중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적성이나 진로, 교육내용 등 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 때문에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는 분석이다.
여성가족부가 학교 밖 청소년(검정고시 접수)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학업 중단 사유가 ‘학교 다니는 게 의미 없어서’, ‘공부하기 싫어서’,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 ‘학교 분위기와 맞지 않아서’, ‘심리·정서적 문제’ 순으로 나타났다.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은 낭비’라고 생각하는 것도 학교를 떠나는 이유다.
검정고시가 내신 성적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대학입시 우회로 활용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시를 포기하고 정시로 방향을 잡은 학생들은 학교 수업을 들을 시간에 학원에 가는 편이 유리하다고 여긴다.
도내 학교·학원에 따르면 1학년 때 자퇴한 뒤 2학년 나이에 고졸 검정고시와 수능을 치르고, 수능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이듬해에 다시 수능을 보는 것이 ‘코스’가 됐다.
충북지역 고졸 검정고시 응시생(매년 1회 기준)은 2021년 664명, 2022년 674명, 2023년 844명, 2024년 826명, 2025년 954명 등 증가 추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일반고에서는 학교에서 수능을 대비하기 어렵고 내신도 불리하다는 생각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이 많은 것 같다”며 “교육 열기가 높은 지역의 학업 중단자 수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올해부터 고1 대입 개편에 따라 현재보다 학업 중단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며 “학교 내신이 불리해진 학생에 대한 대입 프로그램이 좀 더 정교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충북교육발전소는 도교육청의 학업 중단 학생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충북교육발전소는 “충북교육청의 학업 중단 학생에 대한 대책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대입 성과를 강조하는 풍조가 학생들의 학업 중단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현황 파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지영수 기자 jizoon11@dy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