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호고, 내달 청주교육지원청에 운동부 해체 신청 계획
52년의 역사와 전통을 가진 충북 축구 명문고인 ‘청주운호고 축구부’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청주 운호고가 운영 애로와 선수 관리 등을 이유로 축구부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학부모들이 거센 반발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서원학원 등에 따르면 운호고는 내년부터 신입생을 선발하지 않을 계획이다. 운호고는 지난달 학교체육소위원회와 운영위원회 등 내부 절차를 거쳤고, 다음 달 청주교육지원청에 운동부 해체를 신청할 방침이다.
해체 사유는 선수 모집 한계에 따른 학사 운영의 어려움과 2024년 충북청주FC 유소년팀 지정 이후 관리·감독, 책임 이원화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 측이 모든 선수 학부모와 축구부 해체를 협의하지 않았고, 대안을 마련하지도 않았다는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축구부를 해체하면 향후 아이들 진로는 어떡하느냐"라며 "엘리트 축구 육성을 망각하는 운호고, 학부모, 청주FC가 서로 머리를 맞대 운동부가 해체되지 않고 유지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1973년 창단한 운호고 축구부는 1학년 15명, 2학년 16명 등 총 31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만약 운동부 해체 승인 시 내년부터 축구부 신입생은 선발하지 않는다. 기존 학생 선수 31명은 희망하면 개인 학생으로 남아 학교에 다닐 수 있다.
설덕종 운호고 교장은 "학생 선수 학부모들이 전국에 흩어져 있다 보니 모든 학부모와 축구부 해체를 숙의하지 않았다"면서 "선수 위장 전입, 집단 합숙, 학교 발전기금 회계 처리 등 법적인 부분에 대한 책임 소재 문제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축구부를 해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17년 운호중 축구부에서 발생한 선수 단체 기숙, 위장 전입, 감독과 학부모 사적 돈거래 등 각종 문제로 전 현직 교장과 교감, 담당 체육 교사가 중징계를 받고 이듬해 운동부가 해체된 전례가 있다"며 "충북도교육청이 3차례 진행한 컨설팅에서도 학생 위장 전입 시 감사 지적에 따른 학교 불이익, 학생 선수 전·입학 문제 등 학사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결론이 도출돼 해체 수순을 밟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청주 지역 엘리트 축구팀은 덕성초, 대성중, 대성고, 청주대만 남았다. 충북대 축구부는 일찌감치 해체됐고, 운호중 축구부도 2018년 해체됐다.
운호고 배출 선수를 살펴 보면 △원두재 현 코르 파칸 클럽 선수 △이기동 전 포항스틸러스 선수 △이무형 현 인천 유나이티드 논현지부 수석코치 △김현관 전 FC서울 선수 △황석호 현 울산 HD FC 선수 △김희철 전 포항스틸러스 선수 △김종현 현 천안축구센터 U18 감독 △김진석 현 창원 FC 선수 △이동재 현 충북청주 FCV선수 등이 있다. 김민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