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규 서천문화원장

▲ 최명규 서천문화원장

누구나 살아가면서 삶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따라서 노후에 평가가 달라진다. 그래서 배움에 힘쓰고 인간다움에 목적을 두고 자아실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삶을 이렇게 미래 지향적으로 살려고 노력한다면 반드시 작든 크든 그 결과가 아름답게 보장되는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러나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아무렇게나 사는 삶 즉, 막사는 삶을 산다면 먼 인생 여정에 굴곡을 겪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끝없는 배움, 아니면 훌륭한 멘토와 같이 가면서 조언을 듣고 가는 길을 묻고 싶어 한다. 더구나 요즘 같은 불확실한 세상이 어디 공식대로 되는 일도 없고 인생에는 연습도 없다. 그저 우리는 한 발짝 한 발짝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이런 시대에 살아가면서 사람이 소중히 가슴에 새기고 삶의 지표로 삼고 살아가야 하는 것은 무었일까?
나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석복을 가장 먼저 생각했다. 석복(惜福) 사전을 찾아보면 검소하게 생활하여 복을 누리는 것이라 했다. 그러나 더 깊은 뜻은 그게 아니라 나의 분수를 알고 그에 맞도록 겸손하게 살며 절제를 생활화하여 범사에 감사하고 근면 성실한 삶을 말한 것이다.
좀 정제되지 않은 말로 없이 사는 흙수저는 잘 사는 삶을 부러워하거나 가난을 원망할 시간이 없다. 박복하게 태어난 것은 자신이 개척해야 할 운명이다.
이때마다 나는 맹자의 고자장구를 매일 아침 되뇌이며 일터로 간다
故天將降大任於是人也,必先苦其心志,勞其筋骨,餓其體膚,空乏其身,行拂亂其所爲,所以動心忍性,曾益其所不能。
하늘이 장차 그 사람에게 큰 사명을 내리려 할 때에는,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뜻
괴롭게 하고, 그 힘줄과 뼈를 수고롭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여 그 하고
하고자 하는 바를 어지럽게 함으로써, 그 마음을 분발하게 하고 그 성질을 참을성
을 있게하여 그 능력을 증진시켜주기 위함이라. 즉 인내와 절제를 새기며 살면 하늘이 그 쓰임을 크게 할 것이다. 라는 가르침이다. 고난 없는 삶이 어디 있는가. 잔잔한 호수같은 삶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의 삶은 바다와 같다. 시시때때로 태풍과 파도가 몰아치며 짐작 할 수 없는 드라마같은 환경이 펼쳐진다. 우리는 이 바다에 던져진 조각배같은 운명이다. 고난에 변명하지 말고 실패에 굴복하지도 말라.
지금의 세상과는 좀 동떨어진 느낌의 말인지 몰라도 지금도 이 글이 주는 가르침은 영원한 진리의 말이라 나는 확신한다. 세상의 모든 복을 부르는 근본은 인내와 절제에서 시작된다. 절제야말로 자기 자신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지금까지 우리 주변에서도 내노라 하는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의 절제 없는 행동들로 인하여 본인도 나락의 늪에 빠졌지만 국민들의 공분을 사서 지탄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래서 중용에서도 자신을 세우는 가장 중요한 일을 치곡(致曲)이라 했다. 즉 본능은 똑바로 직선으로 가지만 그것을 구부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앞으로 가려는 본능을 억제하는 일 그것이 바로 치곡이다. 치곡을 정성스럽게 하면 형체가 나타난다 하였다.
그렇다면 본능을 억제하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성찰이다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반성하고 고쳐 나아가는 길이다
남들의 인식에 매달리지 말고 밖에서 도움을 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오직 자기 자신 안에서 바름을 길러야 한다. 이 바름을 추구하지 못한 자는 모두 거지다. 라고 설파한 마루쿠스 아우랠리우스는 황제이며 철학가였다.
작금의 세태는 분복에 넘치게 소유하려 하고 안분지족을 모르며 과분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또한 절제를 모르고 권력과 명예만을 탐닉하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모르고 산다. 모두 자신을 성찰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는 것에만 심취해 있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는 것에 전착하면 삶에 길을 잃게 될 뿐이다.
국민을 대표하여 대선에 출마한 사람이라면 세계의 무대에서 자신을 뛰어넘어 초인이 되어야 한다. 개인의 사욕을 채우려는 사람들은 우리 국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자신의 절제력과 인내력이 없이 사욕을 채우려 하고 자신을 칼날 위에 세우지 않는 사람들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대통령이 되려 한다면 국민들이 어찌 볼 것인가. 하루해는 금세 석양을 맞는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인내와 절제를 모르고 부끄럽게 살지 않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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