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종구 바이오톡스텍 대표/충북대 수의대 명예교수
지나친 음주는 만병의 근원으로 간 건강과 뇌 건강에 직결되며 알콜성 치매까지 유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술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고 성인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하루 1잔 이하를 권하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대 연구진은 평균 75세 사망자 1781명 뇌부검 결과, 1주 술 8잔 이상 마시는 음주자는 비음주자 보다 평균 13년 조기 사망한다고 했다. 연구는 비음주자, 적당 음주자(1주 7잔 미만), 과음자(1주 8잔 이상), 과거 음주 경력자로 분류해 치매의 생체지표를 관찰했다. 결과 치매관련 뇌병변 발생 확률은 과음자, 적당 음주자, 과거 과음자 순으로 높았고 비음주자는 현저히 낮았다. 이 연구는 하루 1잔(1주 7잔) 술은 건강에 좋다는 속설과 적당한 음주는 심장과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에 반하는 결과이다. 최근 1잔 술도 뇌 건강에 영향을 주며 ‘완전히 안전한 음주 수준’은 존재치 않는다는 연구가 속속 발표되면서 적게 마실수록 건강해지고 65세 이상 노인층은 알콜분해력이 낮아 절대 금주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통론이 되었다.
알콜은 위와 장에서 흡수되어 혈액을 통해 간에 도달하면 2단계로 대사된다. ADH(알콜분해효소)에 의해 알콜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대사되는 단계, ALDH(알데히드분해효소)에 의해 아세트알데히드가 초산을 거쳐 물과 이산화탄소로 대사되는 단계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알콜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로 숙취의 주범이자 1급 발암물질로 안면홍조(얼굴이 빨개지는 증상), 두통, 속쓰림, 어지럼증, 구역질, 심장 두근거림을 유발한다. 술에 약한 한국인과 아시아인 30~40%는 한 잔 술에도 안면홍조가 나타나 ‘Asian flush’라 하는데, ALDH효소의 유전적 결핍으로 아세트알데히드 분해력이 낮아 술 한잔도 치명적 독이 되고 협심증, 심근경색 위험이 크다. 안면홍조 증상은 알콜거부 반응으로 술이 보내는 경고신호인 만큼 자제해야 한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술 소비량이 높은 국가로 술 권하는 문화 때문에 술이 강한 사람이나 ALDH효소가 결핍된 술이 약한 사람도 자주 과음하게 된다. 음주가 습관화되면 뇌가 알콜에 적응하고 알콜을 처리하는 MEOS(미소체알콜산화계)효소의 증가로 주량이 느는 것 같지만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계속 축적되어 간 손상은 심해지고 위암, 식도암, 췌장암은 물론 뇌 손상 위험도 커진다. 술에 의한 간 손상은 주량, 음주 빈도, 음주 기간에 비례하므로 술이 세다고 많이 마시면 알콜처리 능력의 한계로 간 손상은 배가 되므로 지나친 음주는 피해야 한다. WHO는 술에 대한 안전기준은 없고 음주와 관련된 암 절반은 적당한 음주 때문에 발생한다 경고하고 있어 술이 강해 괜찮을 거라는 자만심은 버려야 한다.
건강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금주하는 것이다. 부득이 음주 시 건강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알콜농도를 낮추는 ADH작용과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낮추는 ALDH작용이 있는 숙취해소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새해부터 식약처의 숙취해소제 허가기준이 달라져 혈중알콜농도, 혈중아세트알데히드농도 등 숙취 해소의 증상 및 평가지표를 입증하는 인체적용시험 결과 없이 ‘숙취해소’라는 문구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필자의 회사는 여러 숙취 해소제 효과를 검증한 바 있다. 숙취의 주범인 아세트알데히드 농도를 낮추는 ALDH성분 숙취해소제는 유전적으로 ALDH효소 결핍으로 술이 약한 사람, 술을 잘 마시는 사람 모두에게 아세트알데히드를 신속히 분해, 배출시켜 숙취를 줄여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나친 술은 건강에 해롭지만 적당한 술은 사회적 교류, 긴장 완화, 심신 위안의 이점이 있다. 필자는 평생 술을 즐겨왔지만 독성학자로서 음주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건강을 지키려 노력한다. 이에 필자는 50년간의 음주 경험을 담은 “슬기로운 음주를 위한 지혜(1)(2)”를 본지에 기고한 바 있다. 한잔 술을 마시더라도 자신의 체질에 맞는 음주 습관과 숙취를 줄이는 방법을 실천한다면 술과의 건전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술을 즐기되, 슬기롭게 즐기는 것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