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맥, 청맥 지나며 보리-생명을 개척하다
8월 3일까지 진천 도종갤러리 20여점 선봬
'보리' 하면 떠오르는 작가 박영대 화백. 보리는 그의 고향에서 탄생했다.
박영대 화백은 1942년 충북 청주 강내 월탄이 고향이다. 미호천변에 자리한 월탄은 천변 양쪽으로 모래사장이 깔려 있고 그곳에서 친구들과 씨름도 하고 모래무지나 재첩을 잡아 먹으며 자랐다.
그러면서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바람에 나부끼는 것이 마치 물결치는 것 같았던 보리밭, 밀밭, 호밀밭이었다. 하지만 그저 '멋있고 예뻐서' 그리기 시작한 보리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본을 뜨고 박고 그리고 물감을 칠하기까지 그의 첫 보리는 완성까지 자그만치 2년의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탄생한 보리 한 점은 1975년 국전 1등 입상에 이어 1977년 당시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 백양회(당시 회장 운보 김기창 화백) 대상을 받으며 한국화단에 화려하게 등극했다.
바람부는 보리밭 '맥파'부터 '청맥', '황맥'으로 이어져 온 그의 보리는 이제 다양한 회화적 실험과 도전으로 수묵이나 채색, 구상이나 추상의 경계를 넘어 자신만의 독보적인 예술세계로 구축되고 있다.
그의 60여년의 작업을 망라하는 전시회가 갤러리카페 도종(관장 오은주. 진천군 이월면 신도종길 13-3)에서 열려 지난 3일부터 관람객을 맞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박 작가 영감의 원천이자 약동하는 에너지며 생명의 씨앗인 '보리'를 소재로 한 작품 20여점을 만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가장 세계적인 보편적 '먹음'(食)의 생존 양식을 소통의 주제로 삼아 온 노 화백은 지난해 28회 일·불 현대 국제 미술전 공로상과 2011년 대상 수상으로 스스로의 예술적 업적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전시는 8월 3일까지. 박현진 문화전문기자 artcb@du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