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환 충북도 투자유치과장

▲ 김두환 충북도 투자유치과장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 6월 21일)를 지나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됐다.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최근 충청북도에서도 주목할 만한 ‘뜨거운 이슈’가 있었다. 민선8기 출범 3년이 채 되지 않아 당초 목표였던 투자유치 60조원을 조기 달성하며 역대 최단기간 최대 실적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이뤄낸 것이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이룬 값진 결실로, 충북의 잠재력과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입증한 쾌거라 할 수 있다. 특히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바이넥스 등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의 투자가 전체 유치액의 75% 이상을 차지하며 충북이 대한민국 첨단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충북에 64조4000억원의 생산유발, 24조3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 그리고 34만4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이라는 막대한 지역 경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민선8기 전국 최초로 신설한 투자유치국의 역할도 이러한 성과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를 자축하는 것도 잠시, 앞으로 충북이 진정한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60조원의 투자유치 달성을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번 투자유치 성과는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주력 소수 산업군에 집중된 것이 현실이다. 물론 이들 산업은 미래 성장 동력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임이 분명하지만, 특정 산업의 편중은 도내 지역 간 불균형 문제로 대두 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녔다. 따라서 앞으로는 인공지능(AI), 로봇, 양자 컴퓨터 등 미래 신산업 분야로의 산업 다각화와 함께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 유치를 확대하기 위한 혁신적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
최근 충북의 고용률도 눈에 띄는 상승세다. 지난 5월 기준 충북 고용률은 OECD 기준 74.1%로 전국 2위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제주도(전국 1위, 74.9%)를 제외하면 내륙지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일하는 기쁨 청년·여성사업’, ‘도시근로자’, ‘도시농부’ 등 민선8기 충북형 혁신일자리 사업을 통해 경력보유여성과 도시유휴인력 등을 타깃으로 한 틈새 일자리 창출이 고용률 상승 견인 요인으로 뽑히지만, 기업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용 창출 효과도 한몫 톡톡히 했다.
이제 우리 충북은 단순히 고용 인원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유능한 타 지역 인재를 충북으로 유입할 수 있도록 주거, 교육, 문화 등 정주 여건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인재가 지역 대학을 졸업한 뒤 지역 내에서 취업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산학연 협력을 통해 첨단 산업 분야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지역 내 인재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충북도의 60조원 투자유치 달성은 분명 축하할 만한 성과이다. 이는 최종 목표가 아닌 충북이 나아갈 당찬 도약의 서막을 알리는 새로운 출발점일 뿐이다.“빨리 가려면 혼자 가라. 하지만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이 속담처럼, 앞으로 충북이‘양적 성장’을 넘어, 균형과 지속가능성을 함께 추구하는 질적 성장의 길을 걸어 갈 때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모두가 잘사는 충북’의 내일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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