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첫날 청주 서원구 남이면 갈원초 풍경

▲ 청주 갈원초 학생들이 15일 여름방학을 맞았다. 마지막 종례를 마친 아이들이 들뜬 마음에 우르르 복도를 나오고 있다. [사진=손상훈 기자]

“열심히 놀고, 하고 싶은 것 다 하거라”
15일 낮 12시 청주 서원구 남이면 갈원초 운동장, 마지막 종례를 마친 아이들이 우르르 교실을 빠져나와 준비된 셔틀 버스에 오른다. 시골마을 곳곳을 누비며 아이들을 실어나르는 셔틀 버스는 눈망울 맑은 전교생 27명의 ‘발’이다.
“야호, 방학이다!” 누군가의 감탄사에 환호가 이어지고, 하교를 서두르며 조여매는 가방과 동여매는 신발끈으로부터 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어제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방학이 시작되는 날까지 간간이 이어져, 불타올랐던 대지를 식혀줬다.
그토록 따가웠던 햇살은 잠시 숨을 고르고, 촉촉이 내리는 빗물 사이 아이들의 웃음이 번졌다. 뙈약볕이 누그러지고 초여름 비가 내리니 마음이 싱그러워진다.
방학(放學), 잠시 배움을 내려놓는 시간. 논으로 밭으로 일 나가시는 부모님, 또는 청주에 있는 직장 출근으로 고단한 하루를 여는 부모님들이 많은 탓에 학교에선 늘봄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1~3학년 저학년 학생들은 돌봄 프로그램에 맞춰 학교에 다시 나와야 하지만, 그래도 지금 시간이 아이들에겐 자유를 준다.
셔틀버스가 시골길을 달린다. 사동리와 삼포아파트, 중뜸, 팔봉리, 새뜸전원마을, 구뜸마을에 아이들을 내려놓는다. 방학으로 홀가분해진 아이들의 마음도 함께 내려놓는다.
유태연(4년)양은 수영학원에 다닐 생각에 기분이 상쾌해지고, 보름 뒤 온 가족이 여수로 놀러갈 날만 손꼽고 있는 채현기(2년)군은 마음이 벌써 들뜬다.
여름방학은 그렇게 아이들의 생각과 몸을 한뼘씩 자라게 한다.
정호원 교장은 아이들에게 당부한다. “방학 동안 열심히 놀거라.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모두 다 하거라. 그래도 시간이 조금 남는다면 책을 읽도록. 2학기 땐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우리 만나도록 하자.”
김명기 기자 demiankk@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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