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 한국공항학회 고문
청주국제공항은 중부권 거점공항으로서 기능 확대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민간 전용 활주로의 신설 필요성이 점차 현실적인 과제로 부각 되고 있다. 현재 군(軍)과 활주로를 공동 사용하는 구조는 민간 공항의 수요 증가에 따른 운항 효율성 확보에 제한 요인이 되고 있는바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동시에, 군 공항과의 상생적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한국공항학회 고문이자 공항계획·설계 엔지니어링사 대표로서 오랜 기간 공항 건설 분야에 종사해 왔으며, 충북도의 ‘청주국제공항개발 종합계획 수립용역’ 기술 분야 검토에 참여했다. 해당 용역에서는 민간 전용 활주로 입지에 대한 타당성 분석, 장애물 제한 검토,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 확장을 포함한 마스터플랜 제시, 주변 교통인프라 연계 분석 등 신 활주로 건설에 대한 기술적 검토는 물론, 사업비와 경제성에 대한 분석도 함께 수행했다.
민간 전용 활주로 건설사업은 국가 재정사업의 통상적인 타당성 판단 기준인 B/C 값이 1.0을 상회하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는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지역 항공 수요 대응과 국가 공항 인프라 균형발전 차원에서 정책적 타당성이 확보되었음을 의미한다.
기술적인 세부사항으로는 활주로 방향 설정, 이착륙 경로의 장애물제한표면 확보, 기존 활주로와 인근 공항 또는 비행장과의 간섭 등을 검토했으며, 청주공항의 지형적 여건과 공항 운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현가능한 입지 대안과 시설 배치가 제시됐다. 즉 신활주로 건설의 기술적 타당성과 실행 가능성 측면에서 충분한 검토가 이미 완료됐음을 분명히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민간 전용 활주로는 군 공항과의 공간 분리 또는 기능 분담을 통해, 민간 공항과 군사 작전 간의 간섭을 줄이고 상호 운용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현재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2본 중 1본은 군 전용이고, 1본은 민‧군이 공동사용하고 있는 상황으로 관제 부담, 작전 시간 제약, 긴급 상황 대응의 복잡성 등의 문제점이 항상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전용 활주로가 추가로 확보되면, 군 항공기의 운영 측면에서도 작전 유연성과 운항 안전성도 동시에 향상될 수 있으며, 특히 군 입장에서도 추가 활주로 확보로 인한 항공기지 생존성과 작전성이 증대되는 효과는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필자는 기술 검토 시 항공 안전이 확보되는 전제하에 공항 전체의 항공기 운영 횟수 증대를 위해 신설 민간 전용 활주로와 기존 군 활주로에서 동시에 계기 정밀접근이 가능한 이격거리를 확보함으로써, 군 작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민간 공항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설 배치안을 도출했다. 또 군이 주로 사용하는 활주로와 민간전용 활주로를 연결하는 유도로를 설치해 민‧군이 물리적으로 구분되면서도 기능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선진적 민‧군 통합공항 운영 모델로, 중복투자 없이 민‧군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출 수 있게 했다.
청주공항의 민간 전용 활주로는 단순한 기반시설이 아닌, 국가 항공 수요 대응과 국가 균형발전, 그리고 민‧군 상생이라는 다층적 가치를 담고 있는 사업이다.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이미 확보된 만큼, 이제는 정책적 결단과 행정적 실행이 필요하다.
청주국제공항 민간 전용 활주로가 중부권의 새로운 항공 중심축이자,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이 공존할 수 있는 미래형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기술적 측면은 충족됐고, 방향은 명확하다. 이제 실행만이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