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규 충북도의회 의원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김구 선생이 말씀하신 이 짧은 문장이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될 줄, 선생님은 예상하셨을까.
한류 콘텐츠가 전 세계를 누비며 큰 반향을 일으키는 시대다. 음악과 드라마는 물론 ‘K-뷰티’까지 세계인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며 문화로 자리 잡았다. 자연스러운 발림감과 감각적 디자인, 그리고 한국의 미(美)에 대한 관심은 이제 더 이상 일시적 유행이 아니다. 아시아는 물론 북미, 유럽, 중동까지 K뷰티는 글로벌 소비자들의 화장품 선택지에서 확고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충북도는 ‘오송국제K뷰티아카데미’를 건립 중이다. 단순한 직업교육시설을 넘어, 글로벌 K-뷰티의 허브로서 체험·교육·창업·수출을 아우르는 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충북은 전국 화장품 생산량의 약 25%, 수출의 약 18%를 차지하며, 220여 개 뷰티·화장품 기업이 집적된 국내 핵심 지역이다. 인근 바이오·의료 산업 및 교통 인프라와의 연계성까지 감안하면, K뷰티아카데미는 대한민국 화장품 산업의 도약 거점으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성공은 그냥 오지 않는다. 단순히 K-뷰티 인기에 편승해 대형 교육시설 자체에만 집중한다면, 머지않아 운영비에 허덕이는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할지 모른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운영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가 각광받고는 있지만, 정작 K브랜드는 소비자에게 각인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K뷰티아카데미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 단순 교육 제공을 넘어 글로벌 소비자 중심의 프로그램 설계를 통해 실질적인 K-뷰티 허브가 되어야 한다.
핵심은 어떻게 수강생을 유치하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필자는 다음의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
첫째, 해외 실무자, 유학생, 창업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커리큘럼과 현장 중심의 체험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세계 각국의 뷰티 산업 트렌드와 시장 상황을 반영한 실용 교육이 수강생 유치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
둘째, 충북지역의 화장품·바이오 기업, 관광산업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 현장실습, 취업연계,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을 통해 지역 산업계와의 접점을 강화하고, 글로벌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유통망 및 비즈니스 연계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체험형 콘텐츠와 인바운드 관광을 결합해, 방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 되도록 해야 한다. 프리미엄 서비스, 브랜드 컨설팅, 해외 교육기관과의 협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자체 수익 모델을 확립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오송국제K뷰티아카데미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수강생을 유치하고, 이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K-뷰티 기술을 전파하며 충북 화장품의 현지 유통 교두보 역할을 하는, 선순환적 뷰티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오송국제K뷰티아카데미가 지역 균형발전과 대한민국 K-뷰티 산업의 지속 성장을 견인하는 글로벌 산업 허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해 본다.

